26일 일본 도쿄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 출전한 황선우(18·서울체고)가 역영하고 있다. 황선우는 이번 준결승에서 2조 5위, 전체 16명 중 6위에 올라 27일 오전에 열리는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경영 종목 결승에 오른 것은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9년 만이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08년은 한국 수영사가 다시 쓰인 해였다. 당시 19살이던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을 따냈다. ‘마린보이’가 활약하는 그때, 수영 동호인이던 부모님을 따라 처음 물길을 가른 5살 꼬마가 있었다. 13년이 흘러 ‘그 꼬마’는 박태환의 기록(100m, 200m)을 넘어 아시아 신기록까지 조준하고 있다. 18살 황선우(서울체고)다.
황선우는 26일 일본 도쿄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전에서 전체 16명 선수 중 6위의 기록(1분45초53)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박태환 이후 경영 종목에서 9년 만의 결승 진출이다. 예선전(1분44초62)에서 박태환이 보유한 한국 기록(1분44초80·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을 깼던 터라 또 다른 신기록을 기대했으나 체력 부담이 있었다. 황선우는 전날 저녁 7시30분께 예선전을 마친 뒤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준결승전을 치렀다. 이번 대회 수영 준결승과 결승전은 미국 시청자를 고려해 오전에 치러지고 있다.
황선우는 준결승전 뒤 인터뷰에서 예선전보다 기록이 떨어진 점에 대해서 “회복하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체력적으로 조금 달린 부분이 있는데 결승은 하루 지나고 있으니 컨디션 관리 잘해서 끌어올리면 될 거 같다”고 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국제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사실상 이번 올림픽이 황선우의 국제무대 데뷔 경기가 된다. 2018년 오스트레일리아 지역대회인 맥도널드 퀸즐랜드 챔피언십에 출전한 게 전부다. 수심 3m 수영장도 아주 낯설다. 그런데도 올림픽 첫 역영에서 한국 신기록을 깼다. 황선우는 “수심 3m 풀에 적응도 잘 해왔고, 도쿄 경기장에서 스타트 연습도 많이 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선우가 26일 일본 도쿄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황선우의 키는 186㎝, 몸무게는 74㎏이다. 윙스팬(두 팔을 벌린 거리)은 193㎝다. 박태환과 얼추 비슷한 체형(키 183㎝, 몸무게 74㎏, 윙스팬 196㎝)이다. 한쪽 스트로크에 힘을 더 실어주는 ‘로핑 영법’을 구사하는데, 이 기술은 100m, 200m 단거리에서 속도를 내는 데 유리하다. 황선우는 오른팔을 뻗을 때 힘을 더 싣는다. 박태환의 주 종목이 400m였던 데 반해 황선우는 200m를 주 종목으로 한다. 이번 대회에서 황선우는 자유형 50m, 100m, 200m와 계영 800m에 출전한다. 황선우의 스승인 이병호 서울체고 수영 감독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황)선우는 자기 단점을 분석해 업그레이드한다”며 “결승전 때는 더 놀라운 일을 보여줄 것 같다. 가파른 상승세에 있기 때문에 쑨양(중국)의 아시아 신기록(1분44초39)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선수단 개막식 기수로 당당하게 태극기를 휘날리며 등장했던 그의 첫 올림픽 메달 도전은 27일 오전 10시43분에 펼쳐진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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