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가 29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100m 자유형 결승전에서 역영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시간문제다.”
황선우(18·서울체고)가 도쿄올림픽을 통해 확실한 스타로 떴다. 고교 지도자인 이병호 감독은 “이미 정상급이다. 파워만 보강하면 된다.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고 했다.
황선우는 29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7초82로 5위를 차지했다. 우승자인 미국의 케일럽 드레슬(47초02)과는 0.8초 차이가 났고, 전날 아시아신기록(47초56)을 세울 때보다 조금 늦었다.
하지만 황선우의 경기 뒤 반응은 경쾌했다. 그는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멋진 선수들과 같이 뛴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날 6번 레인에서 출발한 황선우는 5번 레인의 드레슬, 7번 레인의 카일 찰머스(47초08·호주) 사이에서 뛰었다. 드레슬은 2019 광주세계수영챔피언십 6관왕이며 찰머스는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둘은 금과 은을 나눠 가졌다. 그들과 경쟁하면서 황선우는 더 성장했다.
황선우는 이날 출발 반응속도 1위(0.58초)를 기록했다. 전반 50m에서 전체 6위(23초12로)로 주파했고, 막판 힘을 내 5위로 들어왔다. 이병호 감독은 “조급해할 필요 없다. 세계적 선수들 속에서 정말 잘했다. 힘이 부족했지만 영법에서는 이미 최고 수준임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황선우는 아시아 선수로는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65년 만에 자유형 100m 본선에 진출했다. 1952년 헬싱키 대회에서 일본의 스즈키 히로시가 은메달을 딴 이래 이 종목에서 69년 만에 최고 성적을 냈다. 박태환의 기존 단거리(100m, 200m) 기록도 모두 깼다.
그는 자신의 주 종목 100m, 200m에 대해, “100m는 스피드감이 있어 재밌고, 200m도 좋아해 애착이 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발 후 잠영 구간을 개선하고 다른 선수들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천천히 몸을 키우는 것”을 과제로 내세웠다.
박태환 등과 비교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같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 황선우라는 선수도 많이 기억해달라”고 했다.
이번 대회 자유형 50m 경기만 남겨놓고 있는 황선우는 “생각을 비우고 후련하게 뛰고 싶다”고 밝혔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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