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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 특집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에는 “아주 특별한 힘”이 있다

등록 2021-08-03 12:06수정 2021-08-04 02:34

학폭·부상 악재로 전력 누수
라바리니 감독의 해법 ‘단결’

올림픽 직전까지 주전 고집 않고
로테이션으로 ‘헌신의 기회’
염혜선·김희진 보답하듯 ‘훨훨’
4일 터키와 4강 진출 다퉈
여자배구 대표팀이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끝난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여자배구 대표팀이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끝난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모든 선수가 자매처럼 뭉쳐 아주 특별한 힘을 내고 있다. 이 힘으로 우리는 한 계단씩 계속 올라갈 것이다.”

스테파노 라바리니(42)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31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일본과 경기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대표팀은 숙적 일본을 상대로 3-2 대역전승을 거두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대표팀은 일본전에서 ‘원팀’으로 뭉쳐 각종 악재를 날려버렸다. 주전 선수의 이탈로 조별리그 통과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걱정은 물론, 여자배구 전체가 침체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도 한 번에 날리는 시원한 강스파이크였다.

배구 대표팀 중심에는 물론 주장 김연경(33)이 있다. 이번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인 김연경은 일본전에서 무려 30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경기 내내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북돋으며 팀의 투지를 계속 되살렸다. 오른쪽 허벅지 핏줄까지 터져가는 투혼으로 모범을 보였음은 물론이다. 김연경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뭉쳐줬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며 원팀을 강조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31일 일본과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31일 일본과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라바리니 감독도 대표팀을 똘똘 뭉치게 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주전 선수들이 갑작스레 줄줄이 이탈한 상황에서 라바리니 감독의 답은 팀의 ‘단결’이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 6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잦은 로테이션을 활용했다. 일각에선 ‘올림픽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는데, 주전 멤버로만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간 후보 선수로서 빛을 보지 못했던 이들이 팀에 헌신할 기회를 잡았고, 대표팀은 최적의 조합을 찾아냈다.

세터 염혜선(30)은 라바리니호에서 기량이 만개한 대표적인 경우다. 염혜선은 그간 이다영(25)에 밀려 대표팀 주전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학교폭력 논란으로 이다영이 이탈하면서 대표팀 볼 배급 역할을 맡게 됐고, 뛰어난 활약과 빛나는 투혼으로 이다영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지웠다. 한일전이 끝난 뒤 “주전으로 뛰면서 일본을 이기는 건 처음”이라며 펑펑 눈물을 쏟은 염혜선은 “팀원 전원이 탄탄한 조직력을 보여줬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간절함이 모였다. 그만큼 선수들이 승리에 간절하다. 목표는 메달”이라고 했다.

염혜선이 31일 일본과 경기에서 몸을 날려 수비를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염혜선이 31일 일본과 경기에서 몸을 날려 수비를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라이트 김희진(30)도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 하고 있다. 김희진은 지난달 27일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팀 내 최다 득점인 20점을 내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왼쪽 무릎을 수술한 김희진은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라바리니 감독은 “팀이 원하는 스타일의 배구를 할 수 있는 선수다. 김희진은 꼭 필요한 선수”라고 믿음을 줬다. 이에 김희진은 이번 대회 특급 활약으로 보답하고 있다. 김희진은 현재 경기와 무릎 치료를 반복하면서도, “8강부터는 단판 승부인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김희진이 31일 일본과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김희진이 31일 일본과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하나로 뭉친 여자배구 대표팀은 8강에서 터키와 맞붙는다. 세계랭킹으로 보면 터키(4위)가 한국(13위)에 앞선다. 상대 전적도 2승7패로 한국이 열세다. 하지만 이미 하나로 똘똘 뭉쳐 다른 강적들도 잇달아 꺾어낸 대표팀은 4강 더 높은 무대에 올라서겠다는 투지가 넘친다. ‘원팀’이 된 그들의 드라마는 4일 오전 9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이어진다. 대표팀이 4강 진출을 하면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이다.

도쿄/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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