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이 11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간이 시상식에서 2위로 단상에 올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최민정(24·성남시청)의 눈물에는 단 하나의 의미만 있지 않았다. 그가 달려온 시간 만큼이나, 눈물의 농도도 진했다.
최민정은 11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딴 뒤 기자들과 만나 “저도 이렇게 많이 울 줄 몰랐다”라며 “(그동안) 되게 힘들었는데, 힘든 시간이 결과로 나타나서 울었던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최민정은 2018년 평창 대회 1000m 경기를 돌아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굉장히 힘들었다. 하지만 힘들었던 시간이 저를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고마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힘들었기 때문에, 은메달이라는 결과를 일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최민정은 당시 1000m 결승에서 팀 동료 심석희(25·서울시청)와 충돌해 넘어지며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더욱이 지난해 10월 심석희가 당시 대표팀 코치와 나눈 개인 메시지에서 고의충돌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이 발견돼 고통을 겪기도 했다.
다만 최민정은 “지금은 기뻐서 많이 눈물이 나는 것 같다”라며 “오늘 아쉬웠던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일단 지금 우는 건 기뻐서 우는 것”이라고 웃기도 했다. 그는 “아쉬운 부분은 제가 노력을 많이 하고 더 성장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최민정은 이날 세계랭킹 1위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에게 0.052초 차이로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최민정이 11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은메달이 확정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최민정이 은메달을 따는 과정도 꽤 험난했다. 특히 준결승에선 조 3위를 기록해 가까스로 결승에 올랐다. 최민정은 “준준결승뿐만 아니라 결승 진출하는 데까지 어려운 상황들이 많이 일어났는데,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최대한 침착하게 하려고 했던 것이 결승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대회 첫 메달을 따낸 최민정은 이제 여자 1500m와 3000m 계주에 도전한다. 최민정은 “오늘 결과는 오늘까지만 즐기고 끝내는 거로 하겠다. 내일부터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노력할 테니, 계속해서 응원과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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