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컬링 여자대표팀 팀 킴이 14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단체전에서 일본을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팀 킴’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한국 컬링 여자대표팀 팀 킴이 16일 스위스, 덴마크와 운명의 2연전을 펼친다. 현재 성적은 3승3패 공동 5위. 남은 경기는 단 3경기뿐이다. 준결승 진출권(4위 이상)을 따기 위해선 적어도 2승이 필요하고, 자력 진출엔 3승이 필요하다. 올림픽 2연속 메달을 위해 피할 수 없는 대결이다.
한국은 한 차례 기사회생했다. 13일 중국전(5-6)과 14일 오전 미국전(6-8)에서 잇달아 패한 한국은 2승3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14일 밤 열린 운명의 한일전에서 예선 1위를 달리던 일본을 10-5로 완파하며 4강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앞으로 남은 상대는 만만치 않다. 세계 랭킹이 한국(3위)보다 높은 나라가 스위스(2위), 스웨덴(1위) 두 곳이나 된다. 스웨덴은 2018 평창겨울올림픽 결승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긴 팀이기도 하다. 덴마크(10위)가 그나마 쉬운 상대이지만, 각 나라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안심할 순 없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팀 킴은 자신감이 있다. 임명섭 감독은 일본을 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 경기 상대인) 스위스가 강하긴 하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며 “남은 3경기를 다 이기면 자력으로 올라가는 만큼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실제 한국은 이미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적 일본을 완파했다. 주장 김은정(32)은 “일본과 만나면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긴장도 많이 했다”며 “(올림픽 예선에서) 두 번이나 졌기 때문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상대를 생각하기보다는 제가 잘 안 됐던 부분에 집중하다 보니 플레이가 잘됐던 것 같다”고 했다.
이번이 두번째 올림픽 출전인 팀 킴의 무기는 ‘고향의 맛’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마저 불가능한 상황에서, 김선영(29)이 한국에서 가져온 윷가락으로 윷놀이하며 긴장을 풀고 팀워크를 높인다. 윷놀이를 고른 이유는 “가장 한국적이기 때문”(김선영)이란다. 경기 전에는 “케이(K)-프로틴(단백질)”이라고 부르는 미숫가루를 마시며 체력을 보충한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4일 베이징 선수촌의 도시락 지원을 시작한 이후 옌칭·장자커우 지역으로의 운송 시스템을 마련해 주 2~3회 도시락을 지원함으로써 선수단의 경기력 유지와 컨디션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임명섭 감독은 일본전 승리 뒤 “김영미가 일본에 강한 면을 고려해 내보냈다”라며 “강한 이유는 일본과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비밀”이라고 했다. 준결승, 결승에서 재대결이 펼쳐질 수 있음을 고려한 말이다.
임 감독의 큰 그림대로, 다시 한 번 4강 무대에서 “영미”와 “초희”가 울려 퍼질 수 있을까. 팀 킴은 16일 오전 10시5분(한국시각) 스위스, 저녁 9시5분 덴마크와 맞붙는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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