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이 14일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봅슬레이 2인승 경기 1차 시기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1~3차 시기 합계 3분4초12의 기록. 선두와는 6초79 차이가 났다. 30개 팀 중 30위. 1~3차 시기 20위 이상만 참가하는 마지막 4차 시기는 뛰지 못했다. 그래도 자국 팬들은 열광했다. 겨울올림픽 썰매장에 검정, 녹색, 금색의 자메이카 국기가 펄럭이는 것만으로도 아주 기뻐했다. 에스엔에스(SNS)에는 “당신들이 자랑스럽다”라는 글이 넘쳐났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의 24년 만의 올림픽 복귀식이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은 1993년 개봉했던 영화 ‘쿨러닝’으로 유명하다. ‘쿨러닝’은 88년 캘거리겨울올림픽에 우여곡절 끝에 참가한 카리브해 더운 나라의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베이징겨울올림픽에는 1998년 나가노 대회 이후 처음 참가했다. 28개 팀에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맨 꼴찌로 따냈다. 이 때문에 봅슬레이 2인승 경기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것도 그리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은 훈련할 곳이 마땅찮아서 집앞에서 차를 밀면서 훈련하거나 올림픽 출전 비용을 위해 따로 모금을 하기도 했다. 영국 공군 소속의 션웨인 스티븐스는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뒤 “
정말 굉장한 느낌이다. 4년 동안 우리 모두가 한 팀으로 함께 이뤄낸 것”이라며 “우리와 스포츠, 그리고 자메이카 전체에 큰 의미가 있다. 선수와 코칭 스태프가 그동안 해온 노력에 대한 증거”라고 밝히기도 했다.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모노봅 경기에 출전한 자메이카의 재즈민 펜라터 빅토리안. 베이징/AP 연합뉴스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은 이번 대회에 2인승을 비롯해 4인승, 그리고 이번 대회 첫 선을 보인 여자 모노봅(1인승 봅슬레이) 출전권도 땄다. 모노봅에 출전한 재즈민 펜라터 빅토리안은 1~4차 시기 합계 20명 중 19위에 올랐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의 ‘쿨러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7일부터 시작되는 봅슬레이 4인승 경기가 남아 있다. 스티븐슨은 “2026년 올림픽 때는 4종목에 출전하고 2030년에는 시상대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