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쇼트트랙 판정 스포츠중재재판소 제소 계획 철회

20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밝혀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상대 선수를 추월해 질주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대한체육회가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실격 판정에 대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계획을 철회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0일 중국 베이징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희가 당시에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최종적인 결론은 제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국체대)가 각각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반칙 판정을 받아 실격했다. 한국 선수가 실격한 자리는 중국 선수가 대신 채웠고, 중국 런쯔웨이가 결승에서도 판정 덕분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편파 판정 의혹이 나왔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대한체육회는 경기 다음 날인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판정에 항의하고, 이 문제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기흥 회장은 제소 중단 이유에 대해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진 이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과 5번 정도 만났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 여론 등 우리 입장을 전달했고, 그 사건 이후 국제빙상경기연맹도 나름대로 노력한 부분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또 “국내에서 국제대회 개최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실익에 대한 부분도 고려했다”라며 “우리 선수들이 피해를 본 경기가 결승이 아닌 준결승이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해 이기더라도 우리가 얻는 이익이 별로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우리가 문제 제기를 충분히 했고, 그에 대한 효과도 어느 정도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선수단, 변호사와 상의해 소송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애초 한국 선수단은 지난 긴급 기자회견 때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제소 계획을 밝히면서도, 승소 가능성은 작게 평가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는 판정에 오류가 있더라도, 심판진의 명백한 불법 행위가 있지 않은 이상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