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5종 대표팀의 김선우가 24일 열린 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건 뒤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단체전도 동메달이래요.”(기자)
“네?”(김선우)
한국에 항저우아시안게임 첫 메달(은)을 안긴 김선우(26·경기도청)는 옆에서 인터뷰하던 김세희(27·BNK저축은행)한테 달려갔고, 부둥켜안은 둘은 서럽도록 펑펑 울었다. 주위의 다른 나라 선수들과 취재진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24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근대5종 여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선우는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2위 성적표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하며 울먹이는 등 만족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3회 연속 메달을 따냈고, 내년 파리올림픽 출전권까지 거머쥔 것이어서 값졌다.
한국 여자 근대5종 대표팀의 김세희(왼쪽부터), 성승민, 김선우가 24일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동메달 시상식에서 활짝 웃고 있다. 항저우/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본인도 이를 의식한 듯 평소 찾아볼 수 없었던 다수의 취재진 앞에서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돌아가면 전국체전 준비 등 쉴 시간이 없다. 착실히 훈련해서 완벽하게 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근대5종 경기 뒤 김선우의 등 모습. 김창금 기자
펜싱, 승마, 수영, 육상, 사격 등 5개 종목을 수행해야 하는 근대5종은 만능 스포츠 선수의 역량을 요구한다. 이날 마지막 레이저 런(사격+달리기)을 마치고 들어온 그의 몸은 온통 땀 범벅이었다. 등판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는데, 선수들이 얼마나 힘든 훈련을 거쳐 아시안게임 무대에 왔는지 알려주는 듯했다.
함께 훈련하는 동료의 어려움을 알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인지 단체전 입상에 실패한 줄 알았던 김선우는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는 말에 개인전 은메달 수상보다 더 기뻐했다. 김세희와 성승민(20·한체대) 등 3명은 총점 3574점으로 중국(4094점), 일본(3705점)에 이어 3위로 입상했다.
김선우는 “보통 근대5종 훈련은 종목이 많아서 아침부터 오후까지 이어진다. 부모님께서도 딸을 위해 응원을 많이 해주시고 이해를 한다. 좀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눈물을 보였다.
부둥켜안고 우는 김선우와 김세희. 김창금 기자
하지만 가쁜 숨을 참으며 인터뷰에 응한 그의 불굴의 의지는 누구도 꺾을 수 없다. 시상대에서도 울다가 웃은 김선우는 “한국의 첫 메달을 따게 돼 영광이다. 내년 파리에서는 6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항저우/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