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범이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시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 바레인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황선홍호가 조별리그 3연승으로 토너먼트 예열을 마쳤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살 이하(U-24) 남자 축구대표팀은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시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에서 바레인을 3-0으로 꺾었다. 이미 지난 쿠웨이트전(9-0)과 타이전(4-0) 연승을 거두며 조 선두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대표팀은 이로써 조별리그 전승을 완성했다. 세 경기 16득점에 무실점이다.
황 감독은 예상대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박진섭(전북)이 앞선 경기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가운데 백승호(전북)와 설영우(울산)까지 와일드카드 3명을 모두 벤치로 돌렸고, 붙박이 주전이었던 이광연(강원)을 대신해 민성준(인천)이 처음으로 골키퍼 장갑을 꼈다. 아울러, 지난 21일 합류한 이강인도 선발로 나와 전반 36분 교체되기 전까지 동료들과 처음으로 발을 맞췄다.
이강인이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시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 바레인전에서 전반 36분 교체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경기는 극단적으로 내려선 바레인을 상대로 한국이 시종일관 두드리는 양상이었다. 이미 두 번 무승부를 거둔 바레인은 실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했고 후방 깊숙한 곳에 두줄 수비를 구축하고 공간을 봉쇄했다. 한국은 전체적인 라인을 높이 올리고 크로스 중심의 공세를 펼쳤다. 양 팀 필드플레이어 20명이 모두 한 화면에 들어오는 장면도 여러 번 나왔다.
36분밖에 머무르지 않았음에도 이강인은 돋보였다. 이강인은 상대 수비 두세명쯤 손쉽게 제쳐내는 드리블과 경기 템포를 올리는 패스로 수차례 공격을 지휘했다. 전반 25분 왼발 원터치 패스 하나로 왼쪽 공간을 열며 팀 출력을 한순간 바꿔낸 장면은 그 백미였다. 이강인의 패스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크로스와 조영욱(김천)의 헤더로 이어졌지만 골문을 비껴갔다.
백승호(가운데)가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시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 바레인전에서 추가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파상 공세는 곧 결실을 보았다. 후반 16분 정호연(광주)이 왼쪽에서 오른발로 짧게 띄운 크로스를 이한범(미트윌란)이 헤더로 돌려 선제골을 쐈고, 29분 교체 투입된 송민규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내준 공을 백승호가 오른발 중거리포로 연결해 추가골을 뽑았다. 이어 39분 홍현석(KAA 헨트)의 절묘한 로빙 패스를 고영준(포항)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비수를 꽂았다.
한국의 16강 상대는 F조 2위로 16강에 오른 키르기스스탄이다. 키르기스스탄은 이날 북한에 0-1로 패하며 1승2패로 인도네시아, 대만과 승점 동률(3점)을 이뤘으나 승자승, 골득실, 다득점 등을 따져 1위 북한(3승)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은 오는 27일 저녁 8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키르기스스탄과 8강 티켓을 다툰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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