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윤(오른쪽)이 26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상 결승전에서 중국 쉬스옌을 상대로 승리한 뒤 김미정 감독과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김하윤(23·안산시청)이 유도를 처음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김하윤의 재능을 알아본 체육관 관장은 그에게 선수로 진로를 정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고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같은 태극 마크를 달고 있는 이준환(21·용인대)이 초등학교 3학년, 이하림(26·한국마사회)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유도를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꽤 늦은 시기에 유도인이 된 셈이다.
하지만 늦깎이라고 실력까지 뒤처지는 것은 아니었다. 김하윤은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면서 그만의 경쟁력을 키워갔다. 2019년 국제유도연맹(IJF)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도 키웠다. 한창 경험을 쌓기 시작했을 때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오면서 슬럼프를 겪기도 하고, 도쿄올림픽 출전도 선배에 밀려 무산됐지만 좌절하지는 않았다.
김하윤은 스스로를 단련하면서 때를 기다렸고 지난해 포르투갈 그랑프리와 파리그랜드슬램에서 1위를 하며 존재감을 키워갔다. 그리고, 생애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섰다. 김하윤은 26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여자 78㎏ 이상 결승전에서 쉬스옌(중국)을 밭다리 후리기 절반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따낸 한국 유도 첫 금메달이다. 개인전은 이날로 마지막 날이었기에 더욱 간절한 금메달이기도 했다. 여차하면 유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이 없을 뻔했기 때문이다.
김하윤은 대회 1주일을 앞두고 왼쪽 무릎을 다치는 불운도 있었지만 특유의 긍정적 자세와 승부욕으로 이겨냈다. 김하윤은 경기 뒤 “조금 부담이 됐지만, 내가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아시안게임이 큰 대회이긴 하지만, 내 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한국에 가서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가수)김호중 팬이다. 한 번 뵙고 싶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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