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가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아쿠아틱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배영 200m 결선에서 3위를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도쿄 막내’ 이은지(17·방산고)가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로 돌아왔다. 여자 배영 200m에서 일군 25년 만의 메달이다.
이은지는 2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아쿠아틱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배영 200m 결선에서 2분9초75를 기록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이다. 1, 2위는 중국에 돌아갔다.
이로써 이은지는 여자 배영 200m에서 한국에 25년 만의 메달을 안겼다. 1998년 방콕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심민지 이후 처음이다. 살아온 인생보다 더 긴 시간 이어졌던 ‘노메달’ 역사를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끊어냈다.
아직 고등학생인 이은지는 지난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 때 한국 선수단 중 최연소로 대회에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생일이 도쿄올림픽 개막일(7월23일)과 같아, 대회 개막 때 만으로 정확히 15살이었다. 중학생 때 이미 여자 배영 100m 한국 신기록(1분00초03)을 세우는 등 이미 여자 배영 간판이었다.
도쿄올림픽 때 성적은 아쉬웠다. 첫 올림픽. 이은지는 배영 100m 예선에서 전체 20위를 기록해 탈락했고, 배영 200m 예선에선 18위를 기록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다만 워낙 어린 나이에 출전했기에, 성적보다는 경험을 쌓았다는 점이 중요했다.
이은지가 2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아쿠아틱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배영 200m 예선에서 출발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실제 이은지는 도쿄올림픽 경험을 양분으로 계속 성장했다. 특히 지난 7월 후쿠오카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서는 혼성 혼계영 400m 멤버로 나서 한국 신기록(3분47초09) 달성을 함께 일구기도 했다. 지난 8월31일에는 선수촌에서 초저온 치료를 받다가 동상을 입기도 했지만, 대회를 앞두고 무사히 회복한 뒤 끝내 아시안게임 메달을 일궜다.
이은지는 “3등 안에 들어와서 너무 기쁘다”라며 “순위 확인하기도 전에 ‘아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감동적이고 지금까지 힘들었던 게 보상받은 느낌이라서 정말 좋다”고 했다. 그는 또 “25년 만에 메달을 땄다는 건 처음 들었는데, 25년 정말 너무 길었습니다”라며 “여러분, 제가 그걸 깼어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항저우/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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