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수가 26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여자 개인 결승전에서 중국 사오야치에게 승리를 거둔 뒤 포효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윤지수(30·서울특별시청)가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메달을 ‘금빛’으로 칠했다.
윤지수는 26일 중국 항저우의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사오야치(중국)를 15-10으로 제압했다. 시종일관 승기를 놓치지 않는, 완벽한 승리였다. 윤지수는 그동안 참가한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만 금메달을 땄었다. 2020 도쿄올림픽 때는 단체전 승리를 돕기도 했다.
윤지수는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였던 윤학길 KBO 재능기부위원의 딸로도 유명하다. 윤학길 위원은 선수 시절 100완투를 기록하는 등 117승94패 평균자책점 3.33의 성적을 냈던 야구 레전드였다. 117승 중 75승이 완투승이었다. 운동선수의 길이 힘들다는 것을 알았기에 딸, 윤지수가 펜싱 선수를 한다고 했을 때 반대를 많이 했지만 딸의 끈질긴 설득에 결국 허락했다. 윤지수는 이번 대회 결승에 오를 때까지 두 차례나 1점 차 승부를 견뎌내는 강심장을 보여줬다. 숱한 위기 상황을 버텨내며 선발 등판했던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던 아버지의 디엔에이(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셈이다. 윤지수는 경기 뒤 “아버지는 지금 아마 울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사브르 여자 대표팀은 도쿄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를 한 상황이다. 도쿄 때 막내였던 윤지수가 전은혜(26·인천광역시 중구청), 최세빈(23·전남도청), 홍하은(24·서울특별시청) 등 후배를 이끌고 있다. ‘맏언니’ 위치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더욱 빛내며 당당하게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최고 위치에 오른 윤지수였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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