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왼쪽)이 27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키르기스스탄과 경기 전반 팀의 두번째 골을 넣은 뒤 엄원상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조별리그 몸풀기를 마친 황선홍호가 토너먼트 첫 관문을 넘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살 이하(U-24) 남자 축구대표팀은 27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을 5-1로 대파하고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16강을 통과했다. 앞선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16득점 무실점으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던 대표팀은 그 기세 그대로 8강에 진출했다. 이날 전까지 한국은 이 연령 대표팀에서 한 번, 성인 대표팀에서 두 번 키르기스스탄과 붙어 모두 이겼다.
토너먼트 첫걸음을 떼는 황선홍호는 최정예 멤버를 가동했다. 박재용(전북)을 필두로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엄원상(울산)이 공격진을 구성했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자유롭게 두고 정호연(광주), 백승호(전북)가 중원 합을 맞췄다. 설영우(울산)와 황재원(대구)을 좌우 날개 수비, 박진섭(전북), 김태현(베갈타 센다이)이 중앙 수비로 백포 라인을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이광연(강원)이 꼈다.
키르기스스탄의 밀집 수비에 맞선 한국은 빠르게 흐름을 가져 왔다. 전반 10분 안쪽으로 침투하던 설영우가 상대 수비 쿠마르바이 울루 바야만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백승호는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이후 득점 1분 만에 엄원상이 저돌적인 압박으로 오른쪽에서 공을 탈취해 크로스를 띄웠고, 정우영이 머리에 맞춰내며 골망을 흔들었다.
압도적인 점유율과 일방적인 공세가 지속되는 듯했으나 곧 위기가 찾아왔다. 전반 28분 백패스를 건네받은 백승호의 첫 터치가 살짝 튀었고, 찰나를 놓치지 않은 막사트 알리굴로프가 그대로 달려들어 일대일 기회에서 추격골을 뽑아냈다. 이번 대회에서 황선홍호가 허용한 첫 실점이었다. 1골 차 추격을 받게 된 선수들은 후반 초반까지 몇 차례 역습을 허용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현석(오른쪽에서 둘째)이 27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키르기스스탄과 경기 후반 팀의 다섯 번째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한국은 곧 페이스를 되찾았다. 후반 28분 엄원상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 손에 맞으며 두 번째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이번에는 정우영이 골대 왼쪽 상단을 뚫었다. 이번 대회 5호 골. 이어 34분 고영준(포항)이 역습 상황에서 내준 침투 패스를 조영욱(김천)이 오른발로 추가골을 뽑았고, 40분에는 송민규(전북), 안재준(부천)이 합작한 공격에 홍현석(KAA 헨트)이 방점을 찍었다. 교체 투입된 선수들의 작품이었다.
한국은 이날 슈팅 16개를 퍼부어 5골을 몰아쳤고, 한순간 흐트러진 수비 집중력이 언제든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교훈도 경험으로 새겼다. 한국은 10월1일 밤 9시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카타르를 1-0으로 꺾고 올라온 안방 팀 중국과 4강행 주인을 가린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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