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재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0kg급 8강에서 키르기스스탄 조라만 사센베코프를 상대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한국 레슬링이 대회 첫 메달을 신고했다. 주인공은 경량급 에이스 정한재(28·수원시청)다.
정한재는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0㎏ 동메달결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로몬 바크흐라모프를 5-4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같은 날 앞서 치러진 남자 67㎏에서
아시안게임 3연패를 겨눴던 ‘디펜딩챔피언’ 류한수(삼성생명)가 8강에서 떨어진 뒤 일궈낸 한국 레슬링의 이번 대회 첫 입상이다.
정한재 역시 한차례 8강에서 난관을 맛봤다. 장한재는 세계 랭킹 1위
조라만 사센베코프(키르기스스탄)를 상대로 맞이해 0-9, 2피리어드 테크니컬 폴 패배를 당했다. 테크니컬 폴은 피리어드(세트) 시간(2분)과 관계없이 8점 이상 차이가 났을 때 주어지는 우세승이다. 그러나 류한수의 경우와 달리 상대였던 사센베코프가 결승에 진출하면서 정한재에게 패자부활전 기회가 주어졌다.
이어지는 패자부활전 1라운드, 정한재는 타지키스탄의 아슬라몬 아지조프를 9-0 테크니컬폴로 여유롭게 눌렀고, 동메달 문턱까지 다가섰다. 동메달결정전에서는 1피리어드 3-0 우위를 점했고, 2피리어드에서도 상대 반칙을 더해 4-0으로 앞섰으나 종료 직전 4점짜리 들어 메치기 기술을 당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레슬링에서는 동점인 경우 높은 점수 기술을 성공한 선수가 승리한다.
패배 위기에 몰린 정한재는 경기 종료 10초 전 상대 이슬로몬이 공격을 피해 매트 밖으로 향하다가 경고를 받으면서 결정적 한 점을 보탰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고 정한재는 값진 동메달을 쥐었다. 정한재는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 남자 선수 중 유일하게 시상대(동메달)에 올랐던 기대주다. 당시 세계 랭킹 4위였던 리궈차오(현재 2위)를 꺾는 등 저력을 발휘했다.
김현우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7kg급 1라운드 16강에서 이란 아민 카비야니네자드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한편, 같은 장소에서 남자 그레코로만형 77㎏ 동메달결정전에 진출했던 김현우(34·삼성생명)는 중국의 류루이에 3-5로 패했다. 정한재와 같은 경량급에서는 북한의 리세웅도 패자부활전과 동메달결정전을 거쳐 카자흐스탄의 아이도스 술탄갈리를 2-1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따냈다. 레슬링에서는 체급마다 준결승 패자 2명과 패자부활전 승자 2명이 겨뤄 각각 하나씩 동메달을 가져간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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