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이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대만과 경기에서 8회초 2사 뒤 2루타를 치고 출루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노시환(22·한화 이글스)은 현재 KBO리그 홈런 1위(31개)다. 2위 최정(26개·SSG 랜더스)과는 5개 차이가 난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차출로 2주 정도 리그를 비우지만 최정이 침묵하고 있어서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2000년대생 홈런왕을 예고하고 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만 21살), 장종훈 KBO 재능기부위원(만 22살)에 이어 역대 3번째 만 23살 이하 홈런왕에도 도전하고 있다.
노시환의 방망이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참가해서도 쉼 없이 돌아가고 있다. 조별리그 3경기 성적이 타율 0.571(7타수 4안타/2루타 2개) 3타점. 장타율이 0.857다. ‘눈 야구’도 된다. 볼넷을 6개나 골라냈다. 출루율이 0.769에 이른다. 프로 입단 뒤 처음 단 태극 마크이지만 타석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없다. 다만, 아직 홈런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스스로는 대회 전에 “홈런보다는 무조건 정확하게 맞추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큰 무대에서는 홈런이 팀 분위기를 전환하기도 한다. 조별리그에서는 마지막 윤동희(롯데 자이언츠), 최지훈(SSG 랜더스), 김주원(NC 다이노스)이 ‘손맛’을 봤었다.
야구 대표팀은 5일(오후 1시) 슈퍼 라운드 일본전을 치른다. 일본이 A조 조별리그에서 중국에 일격(0-1 패배)을 당한 터라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대만에 패(0-4)한 한국이나 일본 모두 1패를 안고 슈퍼 라운드를 펼치는 탓에 이날 경기서 패하면 2패로 벼랑 끝에 몰린다. 대만전에서 단 1점도 못 뽑았기에 일본전에서는 최대한 많은 점수 차이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여차하면 순위 결정을 위해 TQB(Team’s Quality Balance)를 따져봐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TQB는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으로 계산된다. 한국은 일본, 중국전에서 무조건 승리한 뒤 다른 팀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한국 타선에서는 노시환을 비롯해 윤동희(타율 0.583), 최지훈(타율 0.545), 김혜성(0.417·키움 히어로즈)의 타격감이 좋은 편이다. 강백호(11타수 1안타·kt 위즈)가 타이전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낸 것도 고무적이다.
일본의 경우 프로 선수의 대회 참가가 허용(1998년 방콕아시안게임)된 이후에도 실업야구 선수들로만 아시안게임 엔트리를 짜왔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패한 것은 2006년 도하 대회 때(7-10)가 유일하다. 당시 대만, 일본에 연거푸 패하며 동메달에 그쳤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슈퍼 라운드에서 일본에 5-1로 이겼고, 결승전에서도 3-0 승리를 거뒀다. 당시에도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패했지만 슈퍼 라운드에서 일본을 격침하며 기사회생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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