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결선에서 한국 마지막 주자 정철원이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결과는 은메달. 항저우/연합뉴스.
0.002초가 메달 색을 바꾸고, 0.003점이 시상대행을 결정지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한 끗 차의 아쉬움이 한 데 모여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각본 없는 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이번 대회 롤러스케이트 종목에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스포츠 정신을 재확인한 경기가 두 차례나 나왔다. 최광호(30·대구시청)는 지난 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프린트 1000m에서 1분29초49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로 통과한 정철원(27·안동시청)의 기록(1분29초499)과 격차는 0.002초 차이에 불과했다.
금메달을 놓쳤지만, “우승한 형이 자랑스럽다”던 활짝 웃던 정철원은 다음날(2일)에는 0.01초 차이로 바뀐 메달 색에 울먹이며 경기장을 떠났다. 남자 3000m 계주에서 너무 이르게 우승 세리머니를 하다가 대만의 황위린에게 추월당했다. 황위린의 왼발이 정철원보다 12.2㎝ 앞서 결승선에 닿았다. 한국의 기록은 4분5초702, 대만은 4분5초692였다. 황위린은 경기가 끝난 뒤 “상대가 축하하는 동안 여전히 내가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서희주가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우슈 투로 여자 검술 경기에서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우슈 투로에서는 0.003점이 동메달과 4위를 갈라놓았다. 서희주(29·전남우슈협회)는 지난달 27일 열린 우슈 투로 여자 검술·창술에서 총점 19.423점을 기록해 베트남의 두옹 뚜이 비(19.426점)에 0.003점 뒤져 4위에 올랐다. 금메달과 은메달은 중국의 라이 샤오샤오(19.600점)와 이란의 자라 키아니(19.436점)에 돌아갔다. 결과를 아쉬워하는 주변의 시선에도 서희주는 경기가 끝난 뒤 “경기엔 만족한다. 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 준비했던 것을 후회 없이 펼쳤기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수영에서는 0.2초, 0.35초 차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종목이 있었다. 지난달 25일 배영 50m 결승에 진출한 이주호(26·서귀포시청)는 25초35를 기록했다. 3위 일본 이리에 료스케와 0.2초 차이로 동메달을 거머쥐지 못했다. 김서영(29·경북도청) 또한 여자 접영 100m에서 58초18로 4위에 올랐다. 3위 중국 왕이춘(18)의 기록(57초83)과 격차는 0.35초에 불과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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