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이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kg 경기에서 용상 1차 시기 132kg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저크(Jerk) 동작에서 바벨을 머리 위로 번쩍 들며 김수현(28·부산시체육회)은 포효했다. 그러나 심판진의 첫 판정은 ‘노 리프트’(실패).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뒤 초조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던 김수현은 원심이 번복되자 주저앉으며 눈물을 쏟았다.
김수현이 한국 역도 두번째 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 경기가 열린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합계 243㎏(인상 105㎏·용상 138㎏)을 들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연달아 4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어낸 아시안게임 첫 입상이다. 지난 1일 남자 67㎏ 3위를 차지한 이상연 이후 두번째 메달이다.
김수현은 인상 1차 시기에 105㎏을 들었으나 109㎏에서 2·3차 시기 모두 실패했다. 이후 심기일전해 나선 용상에서는 132㎏, 136㎏, 138㎏에 차례로 도전해 모두 들었는데 실패 판정을 받았던 마지막 138㎏이 비디오 판독 뒤 성공으로 뒤집히면서 3위를 확정했다. 그는 2년 전 도쿄올림픽에서도 용상 2차 시기(140㎏)에서 실패 판정을 받아 실격한 바 있다. 그때처럼 울었지만,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김수현이 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76kg 경기에서 용상 1차 시기 132kg를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그는 대표적인 ‘장미란 키즈’다. 중학생 시절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베이징올림픽(2008) 활약을 보며 마음을 뺏겼고 그대로 역도의 세계에 입문했다. 이후 각별한 선후배 사이가 됐고, 지난해 12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세계선수권 3위, 올해 5월 진주아시아선수권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역도 간판으로 성장했다. 장 차관이 진천선수촌을 찾은 지난 8월에는 직접
역도 벨트에 사인을 받기도 했다.
이날 금·은메달은 북한의 차지였다. 송국향(22)이 합계 267㎏(인상 117㎏·용상 150㎏) 으로 1위, 정춘희가 합계 266㎏(인상 117㎏, 용상 149㎏)으로 2위에 올랐다. 북한은 이번 대회 역도에서만 13개의 메달(금6·은5·동2)을 따내며 2위 중국(금3·은3·동1)을 따돌리고 종목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