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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 특집

하계 올림픽 치를 수 있는 도시 갈수록 줄어든다

등록 2016-08-17 15:34수정 2016-08-17 15:35

미 UC버클리대 연구진, 습구온도로 추산
지구 온난화 탓 더위로 야외활동 어려워져
70년 뒤엔 서유럽 외 북반구 적합지 8곳뿐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하계 올림픽을 위협하고 있다. NASA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하계 올림픽을 위협하고 있다. NASA

올해 리우올림픽 개막식 공연의 주제는 환경이었다. 지구온난화와, 그로 인한 기후 변화의 폐해를 경고하는 퍼포먼스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세계 곳곳에 생중계됐다. 개막식의 그런 메시지에 맞장구라도 치듯, 지구 온난화를 방치할 경우 21세기 후반에는 하계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적합 도시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미 UC버클리대 연구진은 최근 의학저널 <랜싯>(The Lancet)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지금으로부터 70년 후에는 서유럽을 제외한 북반구 도시 중 하계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기후 여건을 갖춘 곳이 8곳에 불과할 것이라는 추산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습구온도(WBGT)라 불리는 측정 방식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이 방식은 기온과 습도, 복사열, 바람을 조합한 것이다.

2010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한 장면. olympic.org/
2010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한 장면. olympic.org/

 연구진은 이 방식을 통해 나온 기후 수치에 현재 올림릭 개최지 선정에 사용하는 세가지 기준을 적용했다. 첫째 인구 60만 미만의 도시는 제외했다. 인구 60만은 올림픽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최소한의 도시 규모로 설정한 기준치다. 둘째 멕시코시티처럼 해발 1마일이 넘는 곳에 있는 도시 역시 제외했다. 이런 도시에는 산소가 희박해 경기를 치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1968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했던 이 도시는 당시 이 문제로 큰 논란을 빚었다. 세번째로, 올림픽의 상징 경기인 마라톤을 급작스럽게 취소할 확률이 10% 이상인 곳도 올림픽 후보지로서 부적합한 것으로 간주했다. 이 기준은 현재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할 때 사용하는 기준이다. 후보 도시가 경기를 치르기에 충분한 눈이 오거나 기온이 내려갈 가능성이 낮을 경우 후보지 선정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22세기에는 모든 육상 경기를 실내에서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olympic.org/
22세기에는 모든 육상 경기를 실내에서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olympic.org/

 이런 기준을 토대로 세계 인구의 약 90%가 살고 있는 북반구에서 7~8월에 올림픽이 열리는 것을 전제로 기후모델을 시뮬레이션했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 없이 현재 추세의 배출이 이어질 경우(RCP 8.5 시나리오)를 가정한 결과, 2084년 올림픽의 경우 서유럽이 아닌 북반구의 543개 도시 가운데 불과 8개 도시만이 적합지로 판명났다.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라트비아의 리가, 키르기스스탄의 비슈케크, 몽골의 울란바토르 등이 마지막으로 남게 되는 개최 적합 지역들이다. 북미지역에서는 올림픽을 개최할 만한 기후 여건을 갖춘 도시가 샌프란시스코, 밴쿠버, 캘거리 등 3곳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캘거리와 밴쿠버는 각각 1988년과 2010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도시다. 지구 기온 상승이 과거의 동계올림픽 도시를 미래의 하계 올림픽 후보지로 변신시킨 꼴이다.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여름 올림픽과 겨울 올림픽을 함께 치를 수 있는 밴쿠버를 항구적인 단일 개최지로 지정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지난 7월22일 섭씨 54도를 기록한 이라크 바스라지역. 자료=Ryan Maue/Twitter
지난 7월22일 섭씨 54도를 기록한 이라크 바스라지역. 자료=Ryan Maue/Twitter

 연구진 계산 결과에 따르면 2020년 또는 2024년 올림픽 개최를 시도했거나 시도하고 있는 이스탄불, 마드리드, 로마, 파리, 부다페스트 등도 모두 개최 부적합지가 된다. 2020년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 역시 그때가 되면 너무나 더워져서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8년 올림픽을 치른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서유럽 25개 도시는 여전히 적합지로 분류됐다.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단 하나의 도시도 적합 판정을 받지 못했다.

 22세기로 기간을 더 멀리 잡으면 북반구에서 하계 올림픽 개최 적합지로 남아 있는 곳은 불과 4개 도시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벨파스트(북아일랜드), 더블린(아일랜드), 에딘버러(스코틀랜드), 글래스고(스코틀랜드)다. 연구진은 “그 때가 되면 육상을 실내에서 개최한다거나 더위에 적합하지 않은 경기는 취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올림픽을 이어갈 수는 있지만 올림픽의 양상은 크게 바뀌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85년에도 올림픽 개최에 적합한 기후 여건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도시들. citylab.com
2085년에도 올림픽 개최에 적합한 기후 여건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도시들. citylab.com

 앞서 미 MIT의 연구진 역시 습구온도 측정 방식을 활용해 지금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70년에는 중동 지역에 폭염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몇몇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에 발표한 바 있다. 대기 중 습도가 50%를 넘을 땐 기온이 섭씨 35도만 돼도 야외에서 활동하기 어렵다는 것. 연구진은 습구 35도는 건조한 날씨의 45~46도에 맞먹는 스트레스를 인체에 준다고 말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http://plug.hani.co.kr/fu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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