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르 곤살레스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남자배구에 이어 여자배구도 ‘노메달’이 확정됐다. 사상 초유의 동반 탈락이다.
세자르 곤살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4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배구 8강 라운드 E조 중국과 경기에서 0-3(12:25/21:25/16:25)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4강 진출이 좌절됐다. 17년 만의 아시안게임 노메달이다. 역대 두 번째 노메달이기도 하다. 한국은 1974년 대회 출전 이래 2006년 도하 대회를 제외하고는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배구가 탈락하며 한국 배구는 아시안게임 역사상 첫 남녀 동반 노메달이라는 흑역사도 새로 썼다. 앞서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는 인도(2-3 패)와 파키스탄(0-3 패) 등에 패하며 대회 개막(23일)도 전에 탈락을 확정한 바 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9월22일 중국 사오싱 경방성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12강전 파키스탄과 경기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오싱/연합뉴스
베트남전 패배가 한국 입장에선 치명적이었다. 한국은 E조에 베트남, 북한, 중국과 함께 속했는데 베트남이 먼저 열린 오후 경기에서 북한을 3-1로 꺾었다. 이번 대회에선 예선 성적이 8강 라운드에 반영된다. 예선에서 베트남에 2-3 패배를 당한 한국은 1패를 안고 라운드에 돌입한 반면, 베트남은 이날 승리로 2승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만약 한국이 4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중국을 반드시 꺾고, 5일 북한전도 승리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지금 한국(세계랭킹 40위)에게 중국(6위)을 넘을 수 있는 벽이 아니었다. 한국은 이날 결국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로 무너졌고, 중국이 2승을 챙기며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사실 이번 노메달은 어느 정도 예상된 면도 있었다. 여자배구가 도쿄올림픽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걸은 데다, 지난 8월말∼9월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하인 6위를 기록하며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다. 4일 기준 한국은 세계랭킹이 40위다. 도쿄올림픽 직후 한국의 세계랭킹은 14위였다.
항저우/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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