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과제’를 내줬다. 초등학교 학년생들에게 생각하는 훈련을 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사진이 한 장 제시되고 있었는데 머리통은 크고 팔다리는 나뭇가지처럼 야윈 아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남루한 옷차림의 아이는 길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땅에 떨어진 빵 부스러기 같은 것을 주워 먹고 있었다. 사진 밑에는 지시문이 쓰여 있다. “내 자신을 그림 속의 아이와 비교해 봅시다. 난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이유를 들어서 설명해 봅시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너희는 엄마 아빠의 보호를 받으며 부족한 것 없이 살고 있는 현재에 감사하라는 것을 기대했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한 아이가 적어낸 대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남의 아픔을 보고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아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아픔을 해결해 주려하고 같이 잘 먹고 잘 살아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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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의 눈은 어른이 잊어버리고 있던 보물을 찾을 수 있게 합니다. 남의 불행을 보며 자기의 행복한 상태를 느끼라고 가르치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만드는 교육입니다. 아이가 변덕스러운 것은 그를 가르친 사람이 변덕스럽기 때문입니다. 비교하는 것에 익숙하게 교육을 시키면 아이들은 늘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은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라는 사고가 고착화됩니다. 그런데 신앙은 ‘내 인생은 나의 것’에서 ‘너는 너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변화할 때 시작되는 것입니다.
글 문병하 목사/덕정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