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휴심정 벗님글방

더 큰 것을 위해 오늘 무엇을 버리겠습니까

등록 2022-03-08 18:03수정 2022-03-08 19:21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이 전하는 인생의 교훈
<인듀어런스: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등 국내 출간된 섀클턴에 관한 책에 실린 탐험대 모습. 뜨인돌출판사 제공
<인듀어런스: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등 국내 출간된 섀클턴에 관한 책에 실린 탐험대 모습. 뜨인돌출판사 제공

어니스트 섀클턴(1874~1922)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 살았던 영국의 탐험가였다. 1913년 11월, 섀클턴은 신문에 다음과 같이 탐험대 모집 광고를 냈다. “대단히 위험한 탐험에 동참할 사람을 구함. 급여는 쥐꼬리만 함. 혹독한 추위와 암흑과 같은 세계에서 여러 달을 보내야 함. 탐험 기간 동안 위험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며, 무사히 귀한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음. 그러나 성공할 경우 명예와 만인의 사랑과 인정을 받게 될 것임.”

&lt;인듀어런스: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gt; 등 국내 출간된 그에 관한 책에 실린 섀클턴의 얼굴 사진. 뜨인돌출판사 제공
<인듀어런스: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등 국내 출간된 그에 관한 책에 실린 섀클턴의 얼굴 사진. 뜨인돌출판사 제공

그래서 28명이 모였는데 그들은 직업도, 하는 일도 각기 다른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 단 한 가지 공통점은 반드시 남극을 정복하고 오겠다는 다짐과 어떤 경우에도 대장의 말에 순종하고 참고 인내하며 헌신하겠다는 결심이었다. 그래서 배 이름도 ‘인듀어런스’, 곧 ‘인내’라고 붙였다. 그런데 탐험을 하는 도중 이 배가 남극의 부빙 속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칠흑 같은 혹한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섀클턴은 헌신과 인내의 지도력을 발휘함으로써 비록 목표인 남극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28명의 자원자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데리고 귀환했다.

&lt;인듀어런스: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gt; 등 국내 출간된 섀클턴에 관한 책에 실린 탐험대 모습. 뜨인돌출판사 제공
<인듀어런스: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등 국내 출간된 섀클턴에 관한 책에 실린 탐험대 모습. 뜨인돌출판사 제공

섀클턴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세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첫째, 버리는 것이다. 배가 빙하에 부딪히고 결국 난파되자 섀클턴과 대원들은 가지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무게가 나가는 것은 줄이고 한 사람당 1㎏씩만 가지기로 했다. 그래야 살기 때문이다. 둘째, 솔선수범한 희생이다. 배가 좌초하자 섀클턴은 2400㎞나 떨어진 곳으로 배를 구하러 떠났다. 죽기로 작정한 것이었다. 대원들을 살리기 위해 그는 온몸을 던졌다. 어떤 것보다 사람이 중요했다. 섀클턴의 마음속에 끝까지 남은 것은 28명 대원의 생명이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그는 어떤 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셋째, 믿음에 따른 용기였다. 그는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어떤 것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어떤 고난도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을 실천한 것이다. 그 믿음에 따른 용기로 그는 5년 후인 1921년 또다시 남극을 향해 떠났다. 그리고 남극대륙에 발을 딛기 직전에 심장마비로 삶을 마감했다. 그의 시신은 지금 사우스조지아 섬에 있다.

&lt;인듀어런스: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gt; 등 국내 출간된 그에 관한 책에 실린 탐험대 모습. 뜨인돌출판사 제공
<인듀어런스: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등 국내 출간된 그에 관한 책에 실린 탐험대 모습. 뜨인돌출판사 제공

섀클턴은 먼저 돈을 버렸다. 어떤 대원은 데리고 온 개를 버렸다. 어떤 대원은 그동안 찍은 필름을 버렸다. 어떤 대원은 옷을, 어떤 대원은 책을 버렸다. 떠날 때는 이것저것 많이 필요했지만 막상 조난을 당하자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지막까지 필요했던 것은 식량이었다. 버려야 산다. 미래의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오늘의 작은 것을 버려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얻기 위해 보이는 것을 버리는 것이 신앙이다.

글 문병하 목사/양주 덕정감리교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휴심정 많이 보는 기사

세배 드릴 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 된다? 1.

세배 드릴 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 된다?

하늘과 땅은 뿌리가 같고, 세상만물은 하나다 2.

하늘과 땅은 뿌리가 같고, 세상만물은 하나다

귤도 선을 넘으면 탱자가 된다 3.

귤도 선을 넘으면 탱자가 된다

잘 먹고 잘사는 게 다 좋은 게 아닌 까닭 4.

잘 먹고 잘사는 게 다 좋은 게 아닌 까닭

여성도 부처가 될 수 있다 5.

여성도 부처가 될 수 있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