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말씀하셨다. “만일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이 너희에게 ‘보라 천국은 하늘에 있다’고 말한다면 공중의 새들이 너희보다 앞설 것이다. 만일 그들이 너희에게 ‘그 나라가 바다 속에 있다’고 말한다면 물고기들이 너희보다 앞설 것이다. 그러나 천국은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밖에 있느니라”(도마복음 3장).
천국은 장소적 실제 개념이 아니라 내면의 깨달음을 통하여 체험하는 ‘신성(진리)의 충만하심’(condition)으로 안과 밖,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즉, 죽음 후의 어느 시간과 장소에 있지 않고, 마음 상태에 따라서 천국과 지옥이 나타나게 된다(유심소현 唯心所現). 아인슈타인은 “시간을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착각이다”라고 증명하였다. 본질적인 시간은 과거와 미래가 없는 영원한 현재로서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며”,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다”.
현상계에서는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없으며, 우리가 ‘썩어짐의 종노릇’(로마서 8장 21절)과 같이 늙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흐른다고 느끼는 것이다. 현대물리학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구분은 착각일 뿐이다”라고 증명하고 있다. 천국이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것은 본성(참나)인 신성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천국(신성)을 자각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을 ‘나’라고 하는 ‘거짓된 나’(ego)가 있다는 믿음을 없애고, 주체와 객체, 선과 악, 정신과 육체 등 이원적 사유(ego)를 초월하여야 한다.
달마대사는“이원성의 마음(ego)을 사용하여 실체(천국)를 찾으려고 하는 것은 망상이다”라고 하였고, 예수는 ‘둘이 아닌 진리’(천국)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내 안에 거 한다”(요한복음 6장 56절)고 설명하셨다. 구원(천국)은 외적사건이 아니라, 분별하는 목숨(거짓 나)을 소멸하고 ‘내면의 생명’(참나)을 찾는 것이며, 진정한 자기 이해와 자기실현으로 안과 밖의 전체를 새롭게 보는 조화로운 진리(One)의 실현이다. 진리인 천국(神性)은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 졌으며 핑계하지 못한다(로마서 1장 20절).
‘바가바드기타’에서는 “브라흐만(진리)은 모든 존재들의 안에도 있고 또한 바깥에도 있다”고, 영가현각(永嘉玄覺) 스님은 “한 알의 둥글고 밝은 그 자리는 안과 밖이 없다”고, 황벽선사는“허공과 같은 본성의 성품(진리)은 안과 밖이 없으며, 유와 무가 없고, 수량과 형상이 없으니 찾아 구할 수 없다”(전심법요)고 하였다. ‘물질은 없고 오직 천국뿐이다’는 둘이 아닌 진리를 현대물리학은 ‘우주에는 오직 에너지뿐이다’로서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내면의 변화’(회개)로서 지금 여기에 시공간을 초월한 즐겁고 청정한 천국(우주적 생명)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상락아정 常樂我淨).
예수와 부처는 눈에 보이는 것은 헛된 허상이라는 것(色卽是空)과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의 실상인 ‘천국(열반)의 진리’를 전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셨다(佛出世一大事因緣, 요한복음 18장 37절). 따라서 우리는 이원적 분별을 벗어난 ‘내면의 눈’(靈眼, 佛眼)으로 온 우주에 충만한 천국(진리)을 있는 그대로 바로 보도록 자각하여야 한다(요한복음 9장 39절).
구자만(신학자·개신교 장로·신흥지앤티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