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휴심정 벗님글방

싫은 것을 제거해버리면

등록 2018-05-28 21:09

어느 나라에 진기한 나무가 있었다. 메마른 황야에 오직 그 나무 한 그루만이 두 줄기 가지를 펴고 서 있었다. 지금껏 그 나무의 나이를 아는 사람도 그 열매를 맛본 사람도 없었다. 

열매는 황금빛을 띠었는데 아주 탐스러웠다. 두 개의 가지 가운데 하나는 생명을, 하나는 죽음을 담고 있었기에 절반은 먹을 수 있는 열매였고, 절반은 맹독성을 가진 열매였기 때문에 먹을 수 없었다.그러나 어느 가지가 생명 열매를 맺고 어느 가지가 사망 열매를 맺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무도 그 나무의 열매를 따먹으려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나라에 무서운 기근이 몰아닥쳤다. 나라 안에 먹을 것이라고는 그 나무 열매 외에 아무 것도 없었다. 굶주린 사람들은 그 진기한 나무 아래로 몰려갔지만 아무도 선뜻 먼저 따먹지를 못했다.어느 가지의 열매가 생명의 열매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 한 남자가 용기를 내어 그 중에 한 가지에서 열매를 따먹었다.그 남자는 죽지 않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그 가지의 열매를 따 먹게 되었다. 아무리 먹어도 가지는 계속 열매를 맺었다.사람들은 여드레 동안 잔치를 벌였다. 사람들은 이제 어느 쪽 가지가 독을 갖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 후부터 나무의 영양분만을 빨아먹는 그 가지에 증오의 눈빛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못 먹을 열매를 맺는 가지를 잘라버릴 것을 결정했다. 그런데 맹독성 열매를 달고 있는 가지를 자른 그 다음날 생명나무 가지의 열매들이 다 떨어져버리더니 그 나무에 앉아 지저귀던 새들도 날아가 버리고나무는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었다.

사실은 독성의 나뭇가지가 있었기에 탐스러운 열매 맺는 가지도 존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좋은 것만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때론 안 좋은 것들도 정말 우리를 위해 필요한 것들이 많습니다. 정말 없었으면 하는 사람, 정말 없었으면 하는 것들, 늘 나를 찌르는 가시들, 어쩌면 그들이 있기에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휴심정 많이 보는 기사

세배 드릴 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 된다? 1.

세배 드릴 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 된다?

하늘과 땅은 뿌리가 같고, 세상만물은 하나다 2.

하늘과 땅은 뿌리가 같고, 세상만물은 하나다

귤도 선을 넘으면 탱자가 된다 3.

귤도 선을 넘으면 탱자가 된다

잘 먹고 잘사는 게 다 좋은 게 아닌 까닭 4.

잘 먹고 잘사는 게 다 좋은 게 아닌 까닭

여성도 부처가 될 수 있다 5.

여성도 부처가 될 수 있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