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절반 이상이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동물보호단체 한국 휴메인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한국 HSI)과 여론조사기관 닐슨아이큐코리아가 함께 진행한 ‘2023 개고기 소비 및 태도 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3%포인트)를 보면, 한국인 86.3%는 과거 개 식용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는 개 식용이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응답자의 57%는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데에 찬성했고, 65%는 개 식용 관련 법안이 통과된 뒤 종식 시기를 ‘2년 이내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성별,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를 고려한 전국 성인(18~59살)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4일부터 16일 사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2023 개고기 소비 및 태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86.3%는 과거 개 식용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는 개 식용이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 HSI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016년부터 매년 개 식용 관련 인식조사를 벌이고 있는 한국 HSI는 올해 조사 결과는 40~50대의 인식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40대와 50대에서 개 식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개의 복지를 보장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이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50대에서는 73%가 ‘반려견이나 식용견 농장의 모든 개가 적절한 보호와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고, 68%는 ‘식용으로 길러지는 개들이 적절한 보호와 복지를 보장받지 못할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 또 64%가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해야 하는 이유로 개 도살과 식용 산업의 잔인성을 꼽았다. 이는 전체 평균인 53%보다 11%p나 높은 수치다.
전체 응답자 중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57%였다. 이들은 개를 사육, 도살, 유통하는 전 과정이 ‘비윤리적’(53%)이고, ‘비위생적’(49.7%)이라고 답했다.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한 뒤 산업의 종식 시기로는 6개월 이내가 14.4%, 1년 이내는 22.5%, 1~2년 이내가 27.8%로 2년 미만이 적당하다는 답변이 모두 68%에 달했다. 2~5년이 적당하다는 답변은 18.7%, 5~10년 이내는 16.6%로 조사됐다.
2016년부터 매년 개 식용 관련 인식조사를 벌이고 있는 한국 HSI는 올해 조사 결과는 40~50대의 인식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한국 HSI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정부가 운영 중인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는 구성 뒤 2년 가까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답보 상태다. 지난해 7월까지 총 17번의 회의를 거쳤지만, 개 식용 종식 시기를 두고 육견업체와 동물보호단체가 8~15년을 두고 맞서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개고기를 습관적으로 취식한다는 대답은 작년 대비 3%p 감소했다. ‘앞으로 개 식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 86% 가운데 ‘과거 먹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먹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54%로, 지난해와 비교해 약 8%p가량 증가했다. 향후 개 식용에 대한 부정적 응답은 모든 연령대와 성별에서 증가했다.
한국 HSI 이상경 팀장은 “이번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 대부분의 한국인은 개 식용 의사가 없다. 개 식용 산업의 잔혹성과 비위생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국에서도 불필요한 고통을 영원히 종식하기 위한 개 식용 종식 금지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자들과 정부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