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20살 토니(시추,암컷)는 잘 걷지 못해 할머니가 유모차에 태워 산책을 시켜준다.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노령견의 치매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동물용 치매 의약품이 개발 중이다.
노령견을 위한 치매 치료제가 나올 전망이다.
이리온 동물병원은 신약개발업체 지엔티파마와 치매 동물을 위한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임상시험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지엔티파마는 1998년 뇌신경과학, 약리학, 안과학과 세포생물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여 설립한 신약개발기업이다.
이번에 개발 중인 치매 치료제는 ‘로페살라진’으로, 지엔티파마는 우선 사람에게서 임상 1상 시험을 끝내고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상 1상 시험이란 독성, 대사, 흡수 등 데이터를 토대로 20~80명 인원의 건강한 사람에게 신약을 투여해 반응을 보는 시험이다. 임상 2상은 100~200명 내외 사람에게서 신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증명하는 단계이다. 보통 시판 전 임상 시험은 4단계를 거친다. 이 치료제를 동물용으로도 사용하기 위해 이리온 동물병원과 협조하기로 한 것이다.
두 회사는 현재 반려동물에서 임상 예비시험을 진행 중이고 이후 임상 2상과 3상을 동시에 완료해 2019년 초 판매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임상 3상은 시판 전 허가를 받는 단계로, 비교대조군과 시험처치군을 동시에 설정해 용량, 효과, 효능과 안전성 등을 비교 평가하는 단계이다.
두 회사는 로페살라진의 효능에 대해 “초기 단계 치매부터 수개월 이상 투약하면 치매의 발병 반응인 산화적 스트레스와 염증, 뇌내아밀로이드 베타를 줄이고 뇌 신경 세포의 퇴화와 사멸을 막는다. 말기 단계에 투여해도 인지 기능을 개선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동물용 치매 의약품은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허가받은 약물인 아니프릴(Anipryl)이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구토나 설사, 청각 손실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리온 동물병원 쪽은 “아직 제대로 된 동물용 치매 의약품이 없다. 하지만 노령동물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사진/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