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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반려동물

사회생활 1년차 푸들 멜리는 ‘회사가 좋아’

등록 2018-04-12 09:00수정 2018-04-16 15:09

[애니멀피플] 애피의 에피소드 (24) 출근견 ‘멜리’
반려인과 출근해 사무실서 함께 생활
1년만에 동료들은 ‘멜리 덕후’가 됐다

동물과 함께하며 겪은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애피 독자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사진 혹은 동영상을 사연, 연락처와 함께 이메일을 보내주시거나 페이스북 메신저로 말을 걸어주세요. 애피 기자가 직접 전화를 드립니다. 이메일 animalpeople@hani.co.kr 페이스북 facebook.com/nonhumanperson

‘출근견’ 멜리가 과중한 업무에 피로한 듯 창밖을 내려다보며 쉬고 있다.
‘출근견’ 멜리가 과중한 업무에 피로한 듯 창밖을 내려다보며 쉬고 있다.
은회색빛 푸들 ‘멜리’는 ‘출근하는 멜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멜리는 도시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타트업 ‘어반플레이’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반려인 김한솔(28)씨의 출퇴근길에 거의 매일 함께 한다. 업무 시간에는 김한솔씨 회사 동료들의 무릎을 방석 삼아 시간을 보낸다.

-멜리와 함께 출근한 지는 얼마나 됐나.

“지난해 4월9일 멜리를 입양한 이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함께 출근하기 시작했으니 딱 1년쯤 됐다. 내가 출근하면 집에 아무도 없어 멜리를 혼자 두고 가려니 마음이 쓰였다. 멜리가 어릴 때부터 함께 출퇴근하다보니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회사에 다른 ‘개 동료’들도 있나.

“반려인들이 있긴 한데, 함께 출근하는 개는 멜리 뿐이다.”

멜리는 업무 시간에 동료들의 무릎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많다.
멜리는 업무 시간에 동료들의 무릎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많다.
-동물을 무서워하는 동료는 없는지.

“멜리를 키우려고 마음을 먹고 데려오기 전부터 엄청 준비를 많이했다. 혼자 사는 데 잘 키울 수 있을까부터 시작해서, 함께 출퇴근하는 데 무리는 없을지까지. 입양 전 회사 사람들 전체가 있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혹시 개를 싫어하거나 무서운 분이 계신지 물었다. 그런 사람이 단 한 분이라도 있으면 안 데려오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두 분이 무서워한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마음을 접고 있었는데, 회사 사옥을 옮겨오면서 개를 무서워 하는 분과 다른 지역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입양과 동반 출퇴근을 할 수 있게 됐다.”

-대중교통으로 동물과 함께 출퇴근하는 것이 어렵진 않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중구 을지로까지 30분 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처음에는 얼굴만 빼꼼히 내밀 수 있는 캐리어에 넣어 메고 버스를 탔다. 그런데 몇몇 버스 기사님들이 승차거부를 하셨다. 그래서 지금은 일부분이 그물망 소재로 되어 있는 반려동물 이동용 백팩에 실려서 함께 출근한다.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보다 갑갑해 하긴 하지만 다행히 업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서, 오전 11시에 출근해 버스가 크게 붐비진 않는다.”

-멜리도 함께 출근하는 걸 좋아하나.

“같이 출근 준비하는 순서가 있다. 멜리는 내가 화장을 하면 옆에 앉아서 기다린다. 화장을 마치고 짐을 챙기러 움직이면 딱 일어나서 소파 팔걸이에 올라가 앉는다. 거기에서 목을 쭉 빼고 앉아서 목줄을 매달라는 듯 기다린다. 옷이며 목줄을 하나씩 착용하고 나면, 문을 열자마자 슬라이딩하듯 신나게 밖으로 나선다.”

멜리가 없어져서 찾으면 회사 사람 누군가의 무릎에 앉아 있다.
멜리가 없어져서 찾으면 회사 사람 누군가의 무릎에 앉아 있다.
-회사 사람들은 멜리를 어떻게 대하나.

“내가 외부 미팅이 많거나 저녁 약속이 있어 멜리를 회사에 못 데리고 오면 사람들이 허전해한다. 멜리 사진을 좀 올려달라며 나에게 인스타그램이라도 하라고 성화였던 사람들도 있다. 그런 동료 가운데 ‘멜리 덕후’를 자처한 몇몇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고독한 멜리’방을 만들었다.(최근 유행하는 ‘고독한 ○○○방’은 연예인·동물·음식 등에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말없이 사진으로만 대화를 주고 받는 방으로, 말을 하면 강퇴를 당하는 등의 규칙이 있다) 다들 말없이 멜리 사진만 올리는 거다. 전체 직원이 30명 쯤 되는데, 14명이 여기에 들어와 있다.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자 모니터를 머리에 이고 있는 멜리.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자 모니터를 머리에 이고 있는 멜리.
-멜리는 반려인이 일하는 동안 무엇을 하며 지내나.

“사람들 무릎에 앉아 있을 때가 많다. 멜리에게도 취향이 있는 것 같다. 늘 비슷한 분위기의 남자 동료들에게 유독 잘 다가간다. 일하다 멜리가 안 보여 어디 있는지 찾으면,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남자 동료들의 무릎에 앉아 있곤 한다. 모두가 바쁠 때면 혼자 놀거리를 찾아 조용히 잘 지낸다.”

-멜리와 함께 살면서 바뀐 일상이 있나.

“‘집순이’가 됐다. 원래는 혼자 살다보니 주말마다 약속이 엄청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멜리와 함께 있으니 그냥 집에 있는 게 좋다. 따뜻한 온기가 주는 힘이 크다. 단순한 집안일을 해도 재미있고, 잠도 푹 많이 잔다. 멜리가 멜리라서 너무 좋다.” 글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사진 김한솔 제공

멜리도 사회 생활은 피곤하다. 나른한 오후에는 졸음이 쏟아진다.
멜리도 사회 생활은 피곤하다. 나른한 오후에는 졸음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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