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청와대를 찾은 카라와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이 개식용 종식을 요청하는 세계시민들의 서명을 전달하고 있다.
개도살과 개식용을 멈추자는 세계시민 88만여명의 청원이 청와대에 전달됐다. 최근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겠다고 약속한 청와대에 개 도살 행위 금지를 촉구했다.
동물권행동 카라와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 세계적 청원사이트 ‘케어 2’는 17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식용 산업의 종식을 요청하는 세계시민 88만여명의 서명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카라 등은 지난해부터 개식용 종식 세계시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2월 평창올림픽 때는 개농장의 반동물적인 환경을 재현한 ‘윙카’가 전국을 돌며 개식용 산업의 유해함을 알렸다. 7월 초복 이후는 ‘입이 시커먼 개’(입시견) 프로젝트를 시작해 식용견이라고 부르는 도사견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김현지 카라 정책실장은 “국내·외 시민들이 온라인으로 서명에 참여했다. 해외 참여자가 훨씬 많았다”라고 밝혔다.
축산법이 개정돼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반려동물로서 개의 지위가 굳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청와대는 개식용 종식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개를 축산법상 가축에서 제외하겠다’는 답변을 한 바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국가가 개식용 산업을 중단하는 데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국가가 개식용 종식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반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만약 축산법을 개정해 개가 가축에서 제외되면 개 사육 농가에서 주장하듯 개를 가축으로 사육하는 것에 대한 근거가 사라지고, 상대적으로 반려동물로서의 개의 지위가 공고해지는 효과가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이상돈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축산법 개정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 카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