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통신원 칼럼
경찰, 참혹한 개 사체 확보 않고 학대자 격리도 안해
동물학대 수사 위해선 경찰 전문성·지자체 실천 필요
경찰, 참혹한 개 사체 확보 않고 학대자 격리도 안해
동물학대 수사 위해선 경찰 전문성·지자체 실천 필요
산채로 토치에 그을려 죽은 ‘서사’의 학대자 집에는 두 마리의 개가 더 있었다. 그 중 한 마리인 ‘아톰’이는 현재 카라 입양카페 아름품에서 보호 받고 있다.
쓰레기봉투에 담긴 개 제보자는 경찰에 동물학대 현장을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개를 죽였다는 자백이 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며 사체 확보도 하지 않고 돌아갔다. 제대로 된 수사가 가능하려면, 동물학대를 입증할 중요 단서인 사체가 확보되어야 한다. 급히 울산으로 간 카라의 활동가들이 개의 사체를 찾아서 수풀이 우거진 벌판을 헤매고 다녔다. 그제서야 경찰은 뒤늦게 학대자가 회수해간 개의 사체를 카라에 인계하도록 했다.
사체를 받아든 활동가는 울음을 터뜨렸다. 온갖 현장을 다 다녀온 이에게도 서사의 죽음은 너무 참혹했다.
엑스레이 검사 결과, 둔기 가격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두개골 골절이 발견됐다.
수의사는 서사의 몸집과 치열을 봤을 때 이제 6개월에서 1살 미만의 어린 개체라고 진단했다.
죗값을 제대로 따진다는 것 사체 확인을 마친 후 활동가들은 간소하게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죽은 서사를 천으로 곱게 싸고, 그 앞에는 실컷 먹지도 못했을 사료가 놓였다. 어린 애들이 좋아할 법한 간식과 빵도 놓였다.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죽은 서사를 천으로 곱게 싸고, 그 앞에는 실컷 먹지도 못했을 사료가 놓였다. 어린 애들이 좋아할 법한 간식과 빵도 놓였다.
아톰이(왼쪽)와 스팅이의 구조 전 모습.
서사가 남기고, 살린 것들 학대자에게 왜 개를 죽였느냐고 묻자, 그는 ‘잡아먹으려 했다’고 자백했다. “목줄에 묶어두고 키웠고, 비실거렸고, 죽게 될 것 같아서” 그냥 잡아먹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담담하게 말하는 학대자의 등 뒤에는 역시 목줄에 묶인 개 두 마리가 있었다. “남아 있는 이 개들도 먹으실 건가요?” 학대자는 활동가의 질문에 ‘허허’ 웃을 뿐 어떠한 부정도 하지 않았다. 남은 개들 역시 언젠가는 서사와 같이 잔인하게 도살될 수 있었다. 더군다나 도살이 이뤄지고 개들을 기르던 곳은 학대자가 불법으로 점유한 지역이었다.
울산시 동물보호 담당자와의 협력으로 남아 있는 개 두 마리를 구조할 수 있었다.
사람을 향해 으르렁거렸던 스팅이는 이제 제법 사람을 향해 꼬리도 흔들고 애정을 표현하게 되었다.
다시 억울한 희생이 없도록 울산시는 ‘서사 사건’ 등 최근 이어지고 있는 동물학대 문제를 심각하게 여겨 동물보호 특별사법경찰 연합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울산시 동물보호 담당자가 ‘특별사법경찰관’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아름품에 입소한 아톰이는 잘 먹고, 잘 자고, 다른 또래들과 아르릉거리며 천진난만한 강아지로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다.
아름품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아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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