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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세 눈 달린 ‘곤충의 조상’, 5억년 전 바다 지배했다

등록 2022-07-13 10:01수정 2022-07-13 10:11

[애니멀피플]
캐, 버지스 셰일서 스탄레이카리스 화석 84점 분석
뇌·신경까지 온전히 보존…“어제 죽은 동물 보는 듯”
먹이 사냥 위해 정교한 시각 진화
초기 절지동물에 흔했던 세눈박이
버지스 셰일에서 출토된 고생대 절지동물 포식자인 스탄레이카리스 모습. 한 쌍의 눈 자루에 더해 이마 가운데 큰 눈 하나가 더 있다. 화석을 토대로 복원했다. 사버리나 카펠리,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 제공.
버지스 셰일에서 출토된 고생대 절지동물 포식자인 스탄레이카리스 모습. 한 쌍의 눈 자루에 더해 이마 가운데 큰 눈 하나가 더 있다. 화석을 토대로 복원했다. 사버리나 카펠리,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 제공.

사마귀 앞발 같은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두 개의 집게발과 날개 같은 지느러미, 그리고 한 쌍의 눈 자루에 더해 이마 한가운데 난 커다란 세 번째 눈… 이런 모습의 절지동물 스탄레이카리스는 5억년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의 얕은 바다 밑바닥에 살던 생물들이 가장 마주치기 싫은 포식자였을 것이다.

조지프 모이시우크 캐나다 토론토대 박사과정생 등 캐나다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신종 라디오돈타인 스탄레이카리스 히르텍스(Stanleycaris hirpex)의 해부구조를 거의 완벽하게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20세기 초부터 부드러운 조직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캄브리아기 화석이 발굴된 버지스 셰일의 월컷 채석장 모습. 마크 윌슨,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20세기 초부터 부드러운 조직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캄브리아기 화석이 발굴된 버지스 셰일의 월컷 채석장 모습. 마크 윌슨,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세계적 고생대 화석 산지인 버지스 셰일의 월컷 채석장에서 1980∼1990년대 발굴한 이 고대 절지동물의 화석 268점을 분석했는데 84점은 뇌와 신경이 5억600만년이 지난 지금까지 온전히 보존돼 있었다.

모이시우크는 “심지어 우리는 커다란 눈에 달린 시각처리센터 같은 세부구조를 구분하고 부속지로 들어가는 신경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며 “세부 모습이 너무 깔끔해 마치 어제 죽은 동물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고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스탄레이카리스 복원도. 위는 눈과 뇌, 신경계(흰색)와 소화관(붉은색)을 표시했다. 사버리나 카펠리,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 제공.
스탄레이카리스 복원도. 위는 눈과 뇌, 신경계(흰색)와 소화관(붉은색)을 표시했다. 사버리나 카펠리,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 제공.

스탄레이카리스는 특이하게 한 쌍의 눈 자루와 함께 이마 중앙에 이보다 큰 눈이 하나 더 달려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런 모습은 라디오돈타에서 처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라디오돈타는 캄브리아기 세계적으로 분포하던 최초의 거대 포식자 절지동물로 이후 멸종한 계통이다.

공동연구자인 장-베르나르 카롱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 학예사는 “커다란 세 번째 눈이 있을 줄은 몰랐다. 이 동물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이상하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최초의 절지동물도 현재의 후손에서 볼 수 있는 복잡한 시각 체계를 이미 진화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부드러운 조직까지 온전히 보존된 스탄레이카리스 화석. 장-베르나르 카롱,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 제공.
부드러운 조직까지 온전히 보존된 스탄레이카리스 화석. 장-베르나르 카롱,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 제공.

연구자들은 “스탄레이카리스의 크기는 20㎝ 안쪽으로 어른 손바닥 크기였지만 당시 바다 동물 대부분이 손가락 크기여서 두드러진 포식자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포식자는 세 개의 눈을 포함한 정교한 감각과 신경 체계를 갖추고 효과적으로 먹이를 사냥했을 것이다.

연구자들은 “커다란 겹눈, 이빨로 둘러싼 무시무시한 원형 입,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집게발, 옆구리에 난 일련의 덮개를 펄럭이며 유연하게 헤엄치는 몸을 갖춘 스탄레이카리스를 만나는 건 바닥에 살던 작은 동물에게 악몽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탄레이카리스가 속한 라디오돈타 생물들의 모습. 멸종한 고생대 포식자 절지동물 계통으로 오른쪽 위는 길이 1m에 이른 유명한 포식자인 아노말로카리스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스탄레이카리스가 속한 라디오돈타 생물들의 모습. 멸종한 고생대 포식자 절지동물 계통으로 오른쪽 위는 길이 1m에 이른 유명한 포식자인 아노말로카리스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곤충과 거미의 먼 조상인 스탄레이카리스는 17개의 체절로 이뤄져 있으며 현생 절지동물의 뇌가 3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견줘 2개로 나뉘어 있다.

연구자들은 “양쪽 눈 사이에 중간 눈을 갖춘 꼴은 초창기 무척추동물에 흔한 형태였으나 나중에 2개의 눈 형태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용 논문: Current Biology, DOI: 10.1016/j.cub.2022.06.027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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