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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아마존 태운 먼지·검댕, 2주 뒤면 티베트에 도착한다

등록 2023-01-09 11:16수정 2023-01-09 19:36

[애니멀피플]
최근 40년 기후자료 분석 결과 1만㎞ 밖까지 영향 확산 확인
티핑포인트 임박 티베트 고원이 다른 급변점 촉발 우려
아마존은 사바나로 영구 변화 우려…티베트 적설량 회복 안 돼
지속적인 벌채가 진행 중인 아마존 열대림은 티핑포인트(급변점)에 임박했다. 그 영향은 도미노처럼 다른 급변점을 촉발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속적인 벌채가 진행 중인 아마존 열대림은 티핑포인트(급변점)에 임박했다. 그 영향은 도미노처럼 다른 급변점을 촉발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마존 열대림이 단지 기후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기후를 바꾸기도 한다는 사실은 이미 1970년대 밝혀졌다. 아마존은 그 위로 지나가는 공기덩어리의 수분을 5∼6회나 재활용해 강수량의 절반을 스스로 생산한다. 비구름의 절반은 바다가 아니라 숲에서 나온다.

숲이 사라지면 당연히 기후도 영향을 받는다. 대규모 벌채가 계속된 아마존 숲이 기후변화의 티핑포인트(급변점)에 근접해 주목받는 이유이다.

급변점이란 작은 점진적 변화가 쌓여 마침내 크고 갑작스러우며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아마존 열대림은 75%가 복원력을 상실해 급변점에 근접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잇따른다.

그런데 아마존 열대림 감소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다른 급변점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마존의 숲을 베면 1만5000㎞ 떨어진 티베트 고원과 1만㎞ 거리의 서남극 빙상의 얼음이 줄어든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다른 곳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티베트 고원의 적설량 감소가 급변점에 이르면 눈 녹은 물을 관개용수로 삼는 수십억 인구가 고통을 받을 것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다른 곳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티베트 고원의 적설량 감소가 급변점에 이르면 눈 녹은 물을 관개용수로 삼는 수십억 인구가 고통을 받을 것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류 텅 중국 베이징사범대 연구원 등 국제 연구진은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1979∼2019년 동안의 지구 기후 데이터에 복잡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적용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발레리 니비나 영국 국립물리학연구소는 이 논문에 대한 논평에서 “학계에서 급변점을 조기경보하는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 하나의 급변점에서 벌어지는 일이 다른 급변점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아마존의 기온 상승은 티베트 고원과 서부 남극 빙상의 기온 상승으로 이어지며, 아마존의 강수량 증가는 두 지역의 강수량 감소 곧 얼음의 감소와 연관된다”고 밝혔다. 서남극 빙상의 붕괴는 지구 차원의 대규모 해수면 상승 사태를 부르며, 티베트의 빙하 감소는 얼음 녹은 물로 관개하는 수십억 인구에 재앙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된다.

이 연구에서 아마존 열대림 감소의 영향은 남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티베트에 이르는 경로로 영향을 끼치며 그 기간은 2주 남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직접 영향을 끼치는 물질은 아마존에서 날아온 먼지와 검댕으로 나타났다.

지구 기후체계의 급변점은 서로 영향을 끼친다. 점선은 격변점 사이의 잠재적인 연관성을, 직선은 이번에 드러난 직접 영향을 가리킨다. 격변점은 (1) 북극 해빙 (2) 그린란드 빙상 (3) 영구 동토 (4) 침엽수림대 (5) 대서양 순환 (6) 아마존 열대우림 (7) 산호초 (8) 서남극 빙상 (9) 동남극 윌키스 만 (10) 티베트 고원 등이다. 류 텅 외 (2023) ‘네이처 기후변화’ 제공.
지구 기후체계의 급변점은 서로 영향을 끼친다. 점선은 격변점 사이의 잠재적인 연관성을, 직선은 이번에 드러난 직접 영향을 가리킨다. 격변점은 (1) 북극 해빙 (2) 그린란드 빙상 (3) 영구 동토 (4) 침엽수림대 (5) 대서양 순환 (6) 아마존 열대우림 (7) 산호초 (8) 서남극 빙상 (9) 동남극 윌키스 만 (10) 티베트 고원 등이다. 류 텅 외 (2023) ‘네이처 기후변화’ 제공.

2021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는 아마존 열대림의 벌채와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아마존이 사바나와 같은 건조지대로 영구히 바뀌는 급변점에 도달할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또 지구평균보다 온난화가 여러 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티베트 고원지대도 2008년 이후 적설량 감소 추세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조너선 동게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 연구소 연구원은 영국 매체 ‘뉴사이언티스트’에 “이번 연구는 아마존의 급변점이 도미노가 쓰러지듯이 다른 지역의 급변점을 촉발할 수도 있음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인용 논문: Nature Climate Change, DOI: 10.1038/s41558-022-01558-4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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