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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핫스폿’ 마다가스카르 멸종 사태, 복원에 23000000년 걸려요

등록 2023-01-12 11:16수정 2023-01-12 16:14

[애니멀피플]
인류 등장 이후 피그미하마 등 포유류 30종 멸종
현생 200종 포유류 중 절반 이상이 멸종위기에
갈색쥐여우원숭이. 마다가스카르에 사는 104종의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가운데 하나다. 리 치엔 제공.
갈색쥐여우원숭이. 마다가스카르에 사는 104종의 멸종위기 여우원숭이 가운데 하나다. 리 치엔 제공.

아프리카 동부의 마다가스카르 섬은 세계에서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은 ‘핫스폿’(다양성 중심지)의 하나이다. 이곳의 동·식물 가운데 약 90%는 세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고유종이다.

2500년 전 사람이 살기 시작한 뒤 코끼리새, 피그미하마, 자이언트안경원숭이 등 많은 독특한 동물이 멸종했다. 아직도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 등 200종 가까운 포유류가 살고 있지만 절반 넘게 멸종위기에 놓였다.

사람은 마다가스카르의 자연을 얼마나 교란했을까. 이런 환경변화가 지속할 때 앞으로 치를 대가는 얼마나 될까. 이런 질문을 포유류의 진화에 걸리는 시간으로 답변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멸종 직전의 ‘위급’ 단계인 베록스시파카. 사람이 산 이후 17종의 여우원숭이가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멸종했다. 리 치엔 제공.
멸종 직전의 ‘위급’ 단계인 베록스시파카. 사람이 산 이후 17종의 여우원숭이가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멸종했다. 리 치엔 제공.

네이선 미힐슨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생물학자 등 국제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마다가스카르에서 포유동물이 자연적으로 멸종하고 새로운 종이 들어와 다른 종으로 분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했다. 자연이 진화를 통해 생물종을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인간의 교란 정도를 환산했다.

이들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사람이 이 섬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이후 멸종한 포유류가 자연적으로 회복하는 데는 300만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또 현재 멸종위기에 놓인 포유류가 모두 멸종한다면 그 기간은 2300만년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마다가스카르흡반발박쥐는 발바닥의 흡반을 이용해 미끄러운 잎에 앉아 해충을 피한다. 박쥐는 날 수 있어 멸종 이후 회복이 비교적 빠르지만 그래도 수백만 년이 걸린다. 리 치엔 제공.
마다가스카르흡반발박쥐는 발바닥의 흡반을 이용해 미끄러운 잎에 앉아 해충을 피한다. 박쥐는 날 수 있어 멸종 이후 회복이 비교적 빠르지만 그래도 수백만 년이 걸린다. 리 치엔 제공.

사람이 처음 왔을 때 마다가스카르에는 약 250종의 포유류가 살았다. 지금까지 이 가운데 적어도 30종이 멸종했다. 연구자들은 비행 능력으로 확산이 쉬운 박쥐가 사람이 들어오기 이전의 다양성을 회복하는 데는 160만년이 걸리고 그 밖의 포유류는 290만년이 걸릴 것으로 계산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현재 포유류 219종 가운데 120종 이상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연구자들은 “이들이 모두 멸종한다면 박쥐가 종다양성을 회복하는 데는 290만년이 걸리지만 다른 포유류는 2300만년이 걸린다”고 논문에 적었다.

고슴도치와 비슷한 마다가스카르 고유종인 저지대줄무늬텐렉. 리 치엔 제공.
고슴도치와 비슷한 마다가스카르 고유종인 저지대줄무늬텐렉. 리 치엔 제공.

연구자들은 “지난 10년 사이에만 인류는 이 섬이 수백만년 동안 쌓은 진화역사를 까먹은 셈”이라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루이스 발렌테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 박사는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마다가스카르 섬의 종 회복에 걸리는 기간은 뉴질랜드나 카리브 해 섬에서 이뤄진 연구에서보다 훨씬 길다”며 “즉각적인 보전 조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멸종 사태가 진화에 남긴 깊숙한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한 6배 면적인 마다가스카르 섬은 8000만년 이상 다른 대륙과 떨어져 고립돼 바오바브(사진)부터 여우원숭이까지 독특한 생물이 진화했다. 바하트라 협회 제공.
남한 6배 면적인 마다가스카르 섬은 8000만년 이상 다른 대륙과 떨어져 고립돼 바오바브(사진)부터 여우원숭이까지 독특한 생물이 진화했다. 바하트라 협회 제공.

연구자들은 수백만년의 진화사를 보전하기 위한 조처로 남아있는 자연림을 간직하고 지역주민의 사회적 경제적 처지를 향상하는 등의 조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다가스카르를 강타하고 있는 극심한 가뭄 사태를 일으키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도 요청된다.

인용 논문: Nature Communications, DOI: 10.1038/s41467-022-35215-3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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