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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농작물 먹는 해충 줄었지만…천적은 더 빨리 줄었다

등록 2023-03-13 11:37수정 2023-03-13 11:50

[애니멀피플]
발해만 섬에서 서치라이트와 레이더로 18년 관측 결과
곤충 양 7.6% 줄어, 연평균 0.4%꼴…천적은 15% 감소
“생태적 위기 엄중”…이제까진 주로 유럽과 북미서 보고돼
세계적인 곤충 감소에서 동북아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농작물 해충보다 이를 잡아먹는 잠자리 등 천적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인 곤충 감소에서 동북아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농작물 해충보다 이를 잡아먹는 잠자리 등 천적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으로 곤충의 양 감소가 큰 환경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주로 유럽과 북미의 보호지역에서 한 조사결과였다. 동북아에서도 장기연구 결과 곤충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발해만 한가운데 있는 베이황 섬은 중국 본토의 곤충이 중국 동북부와 한반도로 이동하는 통로이다. 이 섬에는 경작지가 없기 때문에 이동 중인 곤충을 확인하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발해만 베이황 섬의 위치.
발해만 베이황 섬의 위치.

중국 과학아카데미는 2003년부터 이 섬에 4∼10월 동안 오후 6시∼아침 6시 사이 하늘에 서치라이트를 쏘아 바닥에 떨어진 곤충을 채집하는 한편 곤충 레이더로 이동하는 곤충을 조사했다. 지난 18년 동안 서치라이트로 채집한 약 300만 마리와 레이터로 관측한 900만 마리의 곤충을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우 콩밍 중국 과학아카데미 식물보호연구소 교수 등 중국 연구진은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어드밴시스’ 2월 3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무당벌레, 진딧물, 나방 등을 포함해 날아 이동하는 곤충 98종의 양이 이 기간에 7.6% 줄었다”고 밝혔다. 연평균 감소율은 0.4%였다.

검거세미밤나방 애벌레는 거의 모든 작물에 해를 끼치는 세계적 해충이다. 캐롤라인 하딩,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검거세미밤나방 애벌레는 거의 모든 작물에 해를 끼치는 세계적 해충이다. 캐롤라인 하딩,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자들은 세계적인 해충인 검거세미밤나방 등 주로 농작물을 먹는 곤충도 줄었지만 이들을 잡아먹거나 이들에 기생하는 천적 곤충은 오히려 더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이 풀잠자리 등 천적 곤충 124종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15.24%(연평균 0.85%) 감소했다. 천적 가운데 잠자리과 곤충의 감소율이 가장 커 연평균 1.03%에 이르렀다.

포식자와 기생 곤충이 줄면 해충을 억제하기 위해 농민은 더 많은 농약을 뿌리게 되고 이는 다시 생태계를 파괴해 천적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부른다.

농작물 해충을 잡아먹는 대표적 포식자인 풀잠자리. 마티야스 크럼브홀츠,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농작물 해충을 잡아먹는 대표적 포식자인 풀잠자리. 마티야스 크럼브홀츠,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자들은 “처음으로 동아시아에서 곤충의 양 변화를 장기간 추적한 결과 곤충의 기능적 다양성이 심각하게 줄어들고 생태적 회복 탄력성도 점차 줄어들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이 지역 생물 다양성 위기의 엄중함이 드러났다”고 논문에 적었다.

발해만은 중국 북부 평원에서 해마다 몬순을 따라 중국 동북부와 한반도로 이동하는 곤충의 핵심 통로로 알려졌다. 각종 농업 해충은 물론이고 된장잠자리 등 이들을 잡아먹는 포식자와 기생자들도 함께 40∼60㎞ 거리의 바다를 건넌다.

바다를 건너 장거리 이동하는 된장잠자리. 발해만에서도 대규모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바다를 건너 장거리 이동하는 된장잠자리. 발해만에서도 대규모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곤충의 다양성뿐 아니라 양 자체가 감소하는 현상이 최근 세계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2020년 기존 166개 연구를 종합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구 전체의 곤충은 연간 0.9%꼴로 감소해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30년 안에 지구 곤충의 양이 24%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인용 논문: Science Advances, DOI: 10.1126/sciadv.ade9341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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