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연결되어 있다. 인간과 동물은 바이러스로 연결되어 있고, 기생충으로도 연결되어 있다.
일본에 사는 25살 여성은 감기에 걸린 것처럼 목 뒷부분이 따끔따끔한 인후통을 앓았다.
닷새 만에 그는 도쿄의 세인트 루크 국제병원을 찾았고, 그를 진찰한 의사들은 깜짝 놀랐다. 목에 기생충이 있었던 것이다. 이 여성의 왼쪽 편도선에서 핀셋으로 이를 끄집어낸 쇼 후쿠이 등 연구팀은 최근 이 임상 사례를 학술지 <미국열대의위생학>에 보고했다.
25살 여성에게 인후통을 일으킨 슈도테라노바 아자라시’(Pseudoterranova azarasi). 고래회충과의 한 종이다. 도쿄 세인트 루크 국제병원 제공
15일 논문을 보면, 기생충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너비 1㎜, 길이 3.8㎝로, 한 눈에도 확연히 보이는 검은색 개체였다. 여성의 인후통의 원인은 기생충이었던 것이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이 회충은 고래회충과의 일종인 ‘슈도테라노바 아자라시’(
Pseudoterranova azarasi)였다. 이 기생충은 탈피 중인 유충 단계였고, 이 여성이 닷새 전에 먹은 생선회에 통해 들어와 목에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됐다.
고래회충과의 기생충은 대개 작은 갑각류에 들어갔다가 생선을 거쳐 인간에게 들어온다. 고래도 생선을 포식하는데, 기생충의 알이 고래의 배설물로 나오면서, 고래회충의 생활사는 순환한다.
고래회충은 대개 인간에게 급성 복통을 일으키는데, 이번에는 목에 통증을 일으켰다는 점이 특이하다.
연구팀은 “슈도테라노바 아자라시는 보기 드문 종이긴 하지만, 다른 고래회충처럼 복통을 일으킨다. 현재까지 일본에서 약 700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고래회충이 인후통을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면서도, 연구팀은 “이번 사례는 목 따끔거림 신드롬(tingling throat syndrome)이나 기침이 나타났을 때, 환자가 생선회나 스시를 먹었는지 의사가 물어봐야 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음식 문화의 세계화로 생선회와 스시는 전 문화권에서 소비되고 있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은 2017년 겨울 보고서에서 스시의 소비로 해양 어류의 남획과 멸종, 생태계 균형 훼손을 우려했다.
일례로 평균 680㎏인 태평양참다랑어 한 마리를 잡으면, 활어회나 스시 1만점이 나온다. 세계야생동물기금은 현재 개체 수는 역사적 규모의 2.6%에 지나지 않는다며, 지속가능한 어획 수준의 세 배를 인류가 남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