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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피라냐 이빨도 이겨내는 2.5cm 아마존 메기…비결은?

등록 2021-01-29 15:10수정 2021-01-29 15:34

[애니멀피플]
광물질 표면과 섬유질 콜라겐층 2중 구조 비늘이 충격 흡수 관통상 막아
아마존 강에 서식하는 세줄코리도라스 메기. 관상용으로 많이 기르지만 피라냐에 대응할 초강력 비늘을 진화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마존 강에 서식하는 세줄코리도라스 메기. 관상용으로 많이 기르지만 피라냐에 대응할 초강력 비늘을 진화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수조에 굶주린 붉은배피라냐를 풀어놓자 세줄코리도라스 메기가 움찔 놀란다. 하지만 피라냐가 뾰족한 송곳니로 여러 차례 씹어도 작은 메기가 끄떡없자 이를 지켜보는 연구자들이 더 놀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풀러톤 캠퍼스 생물 역학 실험실에서 연구자들은 길이 2∼6㎝에 표범 무늬가 찍힌 앙증맞은 이 메기가 어떻게 아마존 강의 유명한 포식자인 붉은배피라냐의 이빨을 이겨낼 수 있는지 연구해 왔다.

앤드루 로 이 대학 생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생체 적합물질 회보’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이 메기의 방패 비늘이 광물질이 풍부한 단단한 바깥층과 내부의 부드러운 콜라겐층이 결합해 다른 어떤 동물에서 볼 수 없는 강력한 방어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아마존 강의 포식어종인 붉은배피라냐. 이들의 ‘창’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패’가 진화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아마존 강의 포식어종인 붉은배피라냐. 이들의 ‘창’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패’가 진화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붉은배피라냐의 이.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붉은배피라냐의 이.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흔히 관상어 애호가가 ‘코리’로 부르는 코리도라스 속 메기는 최악의 포식자인 붉은배피라냐와 함께 살아오면서 독특한 방패 비늘을 진화시켰다. 이 비늘은 여러 점에서 일반 물고기와 달랐다.

먼저 보통 물고기 비늘이 몸 깊이의 1∼5%를 차지하는데 견줘 세줄코리도스는 46%에 이르렀다. 몸의 절반 가까이 방어에 투입한 셈이다. 또 일반 물고기 비늘이 이를 만드는 치아 모세포에서 형성되는 데 비해 이 메기 비늘은 뼈를 이루는 뼈 모세포가 만든다.

방패 비늘은 등과 배에서 몸의 길이 방향으로 모두 2줄이 길게 배열돼 있다. 비늘의 표면은 얇고 단단한데 광물질 비중이 다른 물고기보다 훨씬 높은 53%에 이르렀다.

강하고 단단하면 부러지기 쉬운 속성을 부드러운 아래 조직으로 보완한 것이 방패 비늘의 가장 큰 특징이다. 광물질 표면을 콜라겐으로 된 섬유질 층이 밑에서 뒷받치고 있다.

연구자들은 “부드러운 내부 층이 피라냐의 무는 충격을 흡수해 파괴적인 관통상을 입지 않도록 해 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실험에서 방패 비늘을 몸에 붙인 상태에서 피라냐 이빨로 관통할 때 드는 에너지는 비늘만 떼어놓고 했을 때보다 50∼100% 더 들었다.

지구에서 가장 큰 담수어인 피라루쿠도 피라냐 떼에 대항해 방패 비늘을 갖추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지구에서 가장 큰 담수어인 피라루쿠도 피라냐 떼에 대항해 방패 비늘을 갖추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 작은 메기의 비늘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피라냐 떼에 맞서 방패 비늘을 진화시킨 또 다른 아마존 강 대어와의 비교해서도 알 수 있다. 연구자들은 지구 최대 담수어인 피라루쿠가 길이 200㎝, 몸무게 90㎏인데 방패 비늘을 피라냐 이빨로 관통하는 실험에서 150N(뉴턴)까지 견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길이 2.5㎝에 몸무게 10g인 세줄코리도라스 메기의 비늘은 4N까지 버텼다. 피라루쿠는 메기보다 몸무게는 만 배 가깝지만 비늘이 견디는 힘은 수십 배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몸무게에 비례해 비늘이 단단하다고 할 수 있는데 코리 메기의 비늘이 얼마나 강인한지 짐작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이밖에 취약한 비늘 한가운데를 굴곡 구조로 강화하고 한 번 관통당하더라도 구조가 무너지지 않는 복합구조를 이룬 점 등이 방패 비늘의 특징으로 꼽혔다.

세줄코리도라스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등과 배에 방패 비늘이 배치돼 있고 몸 중앙에서 만난다(왼쪽). 피라냐 이빨로 관통되는지를 실험한 결과 비늘만 떼어냈을 때는 방패 비늘이 부서졌지만(오른쪽 위) 몸에 붙은 상태에서는 온전했다. 로우 외 (2020) ‘생체 적합물질 회보’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세줄코리도라스 메기가 이처럼 강력한 방패 비늘을 갖추고도 좁은 틈으로 숨거나 포식자로부터 도망갈 때 충분히 유연하다”며 “이번 연구가 가시에 뚫리지 않는 정원용 장갑, 상어 방호복, 유연한 군인 보호복 등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용 논문: Acta Biomaterialia, DOI: 10.1016/j.actbio.2020.11.045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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