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직 안 키우냥’에 등장하는 고양이 보들이. 보들이는 집사의 빵을 호시탐탐 노리는 ‘빵순이’다. 양평동 박집사 제공
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신기한 동물 세계에 대해 ‘깨알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동물 버전 ‘홍섭스 애피랩’ 전문은 애피레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https://bit.ly/3kj776R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선배님, 댕기자 진짜 고양이들 이해가 안 갑니돠! 제가 먹으려고 식탁에 남겨뒀던 빵이 갑자기 없어져서 봤더니 ‘보들이’ 녀석이 훔쳐 먹은 것 같습니당.(
양평동 박집사도 속을 알 수 없다는 보들이 소개) 고양이들은 육식동물이라 탄수화물이나 녹말 소화능력이 떨어진다고 알고 있는데, 도대체 왜 빵에 그렇게 집착하는 것 입니꽈.
A 조기자가 답합니다
그러게. 구운 식빵이 토스터에서 튕겨 나오는 소리를 듣고 돌진하거나 빵 봉지를 뜯는 고양이도 있다대. 우리집 고양이는 빵을 들이대도 ‘어쩌라고?’ 하며 거들떠도 안 봐. 어쨌든 빵 좋아하는 냥이가 많긴 한가 보네.
고양이 마음속을 모르니 왜 그런지는 몰라도, 가장 인기 있는 설명이 효모 냄새를 좋아해서라는 거야. 고양이 사료에도 그래서 효모 향기를 넣는다는 거지. 근데 찾아보니 과학적 근거는 없어. 오히려 효모와 관련해서 주의사항만 잔뜩 나와. 고양이에게 생효모가 든 반죽을 절대 먹이면 안 된다는 거야. 뱃속에서 반죽이 부풀어 올라 심각한 사태가 생길 수 있대. 또 효모가 발효하면서 알코올이 생기는데 이것을 흡수하면 고양이에게 호흡 정지가 올 수도 있대.
고양이가 빵을 먹는 이유는 눈에 잘 띄고(다른 음식은 냉장고에 숨기잖아) ‘맛있어서’일 거야. 문제는 육식동물인 고양이에게 빵을 먹여도 괜찮을까이지.
‘힐스’라는 유명한 사료 회사에서 같은 질문에 답을 해 놓았더라고. 한마디로 적은 양이면 괜찮다, 다만 규칙적으로는 주지 말라는 거야. 정 원한다면 특식으로 주고 유사시 빵 속에 슬쩍 약을 숨기기도 좋다는 얘기지. 이유인즉슨 빵에는 고양이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꼭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있는 것도 아니란 거야.
그런데 이 다음부턴 근본적인 질문이 시작돼. 육식동물인 고양이는 탄수화물을 소화하지 못할까?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문헌을 보니 그리 단순하지는 않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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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