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의 거제 씨월드에서 큰돌고래가 돌고래쇼를 하고 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자연과 동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롭습니다.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동물 전문가들에게 ‘깨알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동물 버전 ‘애피랩’ 전문은 애피레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애피레터 구독신청하기 : 검색창에 ‘댕기자의 애피레터’를 입력하세요!
Q 댕기자가 묻습니다
선생님, 요즘 동물원과 수족관에 새끼 동물들이 태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슴돠. 지난달
아기 기린 모습이 공개된 데 이어, 최근
판다 쌍둥이의 출생 소식도 전해졌는뎁쇼. 왜 유독 얼마 전 거제씨월드에서 태어난
아기 돌고래 소식에는 환영보다 걱정과 우려가 많은 것입니꽈?
A 이형주 대표가 답합니다
새 생명의 탄생은 축복 받아야 할 일이겠죠. 그런데 사육 상태의 야생 동물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먼저 슬픈 연구 결과부터 소개를 드리게 되는데요. 사육 상태에서 태어난 큰돌고래의 52%는 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는 연구가 있어요. 이건 야생에서의 새끼 사망률 2~3배에 달하는 수치예요.
과학자들은 그 원인으로 어미가 새끼를 돌보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거나, 어미가 새끼와의 유대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 해 돌보기를 거부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아예 미숙한 상태로 태어났거나 오랜 수족관 생활로 인해 어미가 비정상적인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요.
야생에서는 무리 안에서 생활하면서 새끼를 낳아 기르는 방법을 학습을 통해 터득하는데 그럴 기회가 없다는 것이죠. 다른 고래류도 마찬가지인데요. 범고래의 경우, 1985년 이후 사육 상태에서 태어난 100마리의 범고래 중 48마리가 1년 이내에 폐사했다고 해요. 야생처럼 천적이 없는 환경이란 점을 고려하면, 정말 높은 폐사율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동물원에서 아기 동물이 태어나면 ‘경사’로 포장되는 것은 비단 기린과 판다만의 이야기는 아니에요. 새끼가 태어났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동물원을 찾게 되는 광고 효과를 누립니다. 이걸 반기기만 할 일인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동물원이 갖고 있는 자원은 정해져 있거든요. 한정된 자원 안에서 새로운 동물이 태어나면, 원래 있던 동물들에게 허용된 것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동물원에는 인기 있는 동물들이 전시되는 공간도 있지만, 관람객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동물들이 지내는 비전시 공간도 있거든요. 방사장보다 동물의 숫자가 많을 경우엔, 번갈아 가며 방사장을 이용하게 되고요.
지난달 에버랜드의 호랑이 ‘건곤’과 ’태호’가 사육장을 옮긴 것도 새끼들이 성장하며 호랑이들이 생활하는 내실 공간이 부족해졌기 때문이었거든요. 때문에 일부 동물원에서는 기존에 있던 동물들의 복지를 생각해, 개체 수를 늘리지 않는 방안으로 중성화 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왜 유독 고래류만 더 걱정하냐고요? 고래류는 자의식이 있고, 장거리를 이주하며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족관 사육이 부적합한 종으로 인식되고 있어요.
물론 이런 특성을 가진 동물이 고래류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달라진 인식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함께 더 알아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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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 awarekorea@gmail.com,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