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으로 바닷물 수온이 상승하면서 양식장의 물고기들이 폐사하고 있다. 지난 3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한 육상 양식장에서 집단 폐사한 넙치가 박스에 쌓여 있다. 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높은 온도에 취약한 넙치(광어)가 잇달아 폐사하고 있다. 넙치 양식은 대개 육상 양식장에서 바닷물을 끌어다쓰는 형태이기 때문에 폭염에 더 취약하다.
5일 전남 장흥군에 따르면, 장흥군 관산읍의 한 육상 양식장에서 광어 13만마리가 모두 폐사했다. 바닷물을 끌어다 쓰는 해당 육상 양식장 인근 바다의 수온은 지난 1일부터 30∼32.7도까지 올랐다. 장흥군은 이 양식장과 인접한 광어 양식장 한 곳 그리고 회진면의 광어 양식장에서도 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광어는 수온이 27도가 넘어가면 먹이 활동을 제대로 못한다. 해당 양식장은 여름철에 수온을 낮추려 차광막을 설치하고 고온으로 용존산소가 부족해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액화 산소를 평소보다 1.5∼2배 주입했다. 하지만 수온이 30도가 넘는 날이 계속되면서 지난 1일부터 물고기가 폐사했다. 이 양식장은 10개월 가까이 양식한 광어를 다음달 추석 연휴 전 출하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기장군에서도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육상 양식장 5곳에서 넙치 1만6000여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고기 떼죽음을 막기 위해 냉각순환펌프를 가동하는 등 수온을 낮췄지만, 육상 양식장에 들어오는 바닷물의 수온 자체가 워낙 높아 어려움을 겪었다.
장흥군 관계자는 "정확한 폐사 원인은 관계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수온이 오르면 물속 산소량이 부족해지고 물고기들이 사료를 제대로 먹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바닷물을 순환시키고 차광막을 설치해도 기온이 너무 높아 피해를 보는 양식장이 늘고 있다"며 "고수온 폐사 보상 특약이 포함된 수산물재해보험에 가입해 큰 피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