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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까똑~” 업무창은 ‘비건 공구방’이 되었다

등록 2019-12-05 13:29수정 2019-12-05 13:50

[애니멀피플] 혼자가 아니야: 나, 우리, 지구 그리고 비건
신소윤의 비거니즘 일기 ③

애피의 ‘저탄소 비건 식당’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2020년 1월 하루 동안 서울 해방촌에서 아주 특별한 비건 식당이 열립니다. 혼자가 아니라 다함께 실천하는 비거니즘을 위해, 여러 비건들이 모여 이야기하고 체험하는 식당입니다.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텀블벅 펀딩 바로가기: https://tumblbug.com/animalpeople_vegan

“까톡!”

‘동물기자방’이라고 이름 붙은, 팀원 4명이 모인 메신저 채팅창은 매일 오전 9시~9시30분 사이에 정기적으로 울린다. 그날 무슨 기사를 몇 시에 배포할지, 어디서 어떤 취재를 하는지를 공유한다. 이후에도 대체로 일과 관련한 얘기가 대부분이다.

공사 구분이 명확한 사람들이다. 네 명 중 셋이 고양이 집사라 고양이에 대한 수다를 종종 떨 때 빼고는 좀처럼 다른 주제로 대화가 확장될 일이 없었다. 그런데 비건 기획을 하면서, 우리는 서로의 냉장고 사정을 공유할 정도로 급격히 ‘오픈’되기 시작했다.

11월12일. 오전 보고가 끝나고 잠잠했던 카톡방에 귤밭 사진이 하나 올라왔다. “돌아온 먹거리 공구입니다. 친구네 시가에서 키우는 노지 귤인데 함께 사실 분?” “오, 친구 시가 친환경 밭이면 믿을만하겠군.” “저요 저요.”

11월19일. “채황 먹어 보신 분? 오뚜기에서 소리소문없이 출시했다는 채소라면이라는데, 채소라면의 황제래.” “오 사 먹어 봐야겠다.” “8개 무료배송이라는데, 같이 사서 나눌까?”

먹고, 사고, 나누는 일상은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졌다. 어느 날은 채식 도시락을 함께 먹은 후, 발효 콩 제품인 ‘템페’(콩의 껍질을 벗기고 삭혀 뭉친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 특유의 향이 적고 식감이 쫀득하다)가 대화의 주제로 떠올랐다.

김지숙 기자가 말했다. “템페를 비건 마라샹궈에 넣어봤는데 제대로 조리를 못 했는지 생각보다 별로였어.” 그 말에 냉장고에 저장된 나의 템페가 생각났다. “아, 템페 계속 냉동실에 벽돌처럼 들어 앉아 있는데 어서 꺼내서 요리해봐야겠네.” 가만히 듣고 있던 박현철 팀장이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었다. “야~ 니네 그거 같이 사자고 했는데, 왜 너희들끼리 먼저 사냐?”

공구의 물결은 취재원에게도 넘실댔다. 11월21일. 채식급식권을 취재하러 황윤 독립영화 감독을 찾았다. 취재가 끝나고 황윤 감독이 차려준 저녁 식사에서 나온 우리 밀 바게트가 너무 맛있는 게 아닌가. 식탁에 둘러앉은 이들과 함께 ‘1인 1 바게트’를 먹어치운 뒤 염치 불고하고 물었다.

“감독님,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한 질문이 있는데요. 이 빵… 어디서 사신 거죠?”

yoon@hani.co.kr

▶▶비건, 혼자가 아니야 시리즈 전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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