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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부리_달린_털뭉치♥ 인스타가 열광한 ‘가장 못생긴 새’

등록 2021-04-30 14:19수정 2021-04-30 14:48

[애니멀피플]
새 사진 ‘좋아요’ 넓은부리쏙독새 1위
‘가장 불행하게 생긴 새’ 꼽히기도
“얼마나 재밌고 특별한지에 반응”
인스타그램에서 선호도 1등으로 드러난 새는 뜻밖에 예쁜 것과는 거리가 먼 넓은부리쏙독새로 밝혀졌다. 동남아와 호주에 사는 이 새는 야행성으로 낮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화난 것처럼 앞을 쏘아본다. 픽사베이 제공.
인스타그램에서 선호도 1등으로 드러난 새는 뜻밖에 예쁜 것과는 거리가 먼 넓은부리쏙독새로 밝혀졌다. 동남아와 호주에 사는 이 새는 야행성으로 낮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화난 것처럼 앞을 쏘아본다. 픽사베이 제공.

두툼하고 큰 부리와 빤히 쳐다보는 눈, 나뭇가지와 구별하기 힘든 칙칙한 깃털을 지닌 새가 사진 공유 플랫폼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큰 호감을 얻는 새로 나타났다. 새 사진에서 전통적인 아름다움과는 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의 새로운 미감이 작동함을 보여준다.

카트야 퇴메스 독일 콘스탄츠 대 인지심리학자 등은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사용자가 많은 새 사진 계정에 올라온 새 사진 2만3000여 점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과학저널 ‘아이 퍼셉션’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분석 대상이 된 냇지오에 올린 야생동물 사진가 조엘 사르토어의 올빼미 사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분석 대상이 된 냇지오에 올린 야생동물 사진가 조엘 사르토어의 올빼미 사진. 인스타그램 갈무리.

연구자들은 에스엔에스에서 잘나가는 새 사진은 무엇 때문에 그런지를 알아보기 위해 개별 사진에 사용자들이 누른 ‘좋아요’의 수를 노출 시간과 도달률을 고려해 보정하는 방법으로 선호도를 계산했다. 실제 ‘좋아요’ 수가 노출량에 따라 예상되는 ‘좋아요’ 수보다 많은지 적은지에 따라 미적 선호 정도를 정량적으로 표시했다.

분석 대상은 사용자가 사진당 1만∼50만 회를 보는 내셔널 지오그래피(natgeo) 오듀본협회(audubonsociety) 등 대표적인 새 사진 계정 9곳으로 구독자는 모두 350만명이었다. 분석 대상인 116개 과 새 가운데 1위는 뜻밖에도 넓은부리쏙독새 과의 새였다. 동남아와 호주에 서식하는 이 새들은 쏙독새의 일종으로 큰 입으로 곤충을 주로 잡아먹는데 예쁜 것하고는 거리가 멀어 자생지인 호주에서는 ‘가장 불행하게 생긴 새’로 꼽히기도 했다.

넓은부리쏙독새는 야생성으로 주로 곤충을 사냥한다. 눈이 정면을 바라봐 사람의 얼굴 느낌을 준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넓은부리쏙독새는 야생성으로 주로 곤충을 사냥한다. 눈이 정면을 바라봐 사람의 얼굴 느낌을 준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 새는 올빼미 등 다른 맹금류와 마찬가지로 눈이 머리 양쪽이 아닌 정면을 바라보게 돼 있고 야행성이어서 낮에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정면을 쏘아보기 때문에 늘 화가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에스엔에스에서 사람들을 잡아끄는 새 사진은 전통적인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얼마나 재밌고 특별한지 그리고 상황적 맥락에 부합하는지에 달린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넓은부리쏙독새 사진의 수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었지만 선호도는 매우 높았다.

화려한 깃털을 지닌 야생비둘기 사진도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트레론 비먼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화려한 깃털을 지닌 야생비둘기 사진도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트레론 비먼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두 번째로 호감도가 높은 새는 아름다운 색깔의 다양한 야생비둘기가 차지했고 머리에 독특하고 화려한 장식 깃이 달린 부채머리 과와 후투티 과의 새들이 뒤를 이었다.

선호도가 가장 낮은 부류에는 갯지렁이나 조개를 잡아먹는 도요새와 물떼새가 차지했고 전통적인 관점에서 예쁘지 않은 황새와 독수리도 비슷하게 낮은 자리를 차지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추장처럼 화려한 치장 깃을 지닌 후투티. 우리나라에서도 번식한다. 아르테미 보이칸스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아메리카 인디언의 추장처럼 화려한 치장 깃을 지닌 후투티. 우리나라에서도 번식한다. 아르테미 보이칸스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번 조사에서는 또 사용자들이 새들의 종류와 무관하게 파랑 계열의 색깔을 노랑 계열보다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이를 “생태학적으로 파랑은 맑은 하늘과 깨끗한 물처럼 좋은 것들과 관계되지만 노랑 계열은 상한 음식 같은 해로울 수 있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며 “가구와 의복에서도 이런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인용 논문: i-Perception, DOI: 10.1177/20416695211003585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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