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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일생’ 살아난 저어새야, 내년에 또 봐!

등록 2017-09-15 14:05수정 2017-09-18 10:29

[김진수의 진버드] 저어새와 가락지
저어새 H96(맨 앞). 오른쪽 다리에 이름표가 있다.
저어새 H96(맨 앞). 오른쪽 다리에 이름표가 있다.

국적: 대한민국, 본적: 인천광역시 중구 중산동 수하암, 태어난 해: 2017년, 이름: H96

양쪽 다리에 유색 가락지와 이름표를 단 저어새의 고향은 영종도 북단의 수하암이다. 요즘 갯벌서 사냥 배우기에 한창인데, 사진도 어미를 따라 막 갯벌로 나가는 장면이다. 사냥이 서툰지 어미에게 먹이를 달라고 할 때도 있다. 아무리 졸라도 어미는 더 이상 먹이를 나누지 않는다. 가락지는 6월12일 한국물새네트워크 소속 연구원이 채웠다. 늦가을이면 대만이나 홍콩으로 떠났다가 봄이면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날아올 것이다.

저어새 무리.
저어새 무리.
더 각별한 이름을 가진 저어새도 있다. 2010년 인천 남동유수지 인공 섬(지름 몇 미터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섬이다!)에서 생후 12일 된 새끼가 둥지서 미끄러졌다. 섬이 너무 가파른지 새끼가 다시 올라가기 힘들었다. 안간힘을 써 겨우 섬에 오르면 재갈매기가 새끼를 물어 던진다. 인공섬에서 같이 사는데 자신의 둥지 주변으로 접근하는 건 용납하지 않는다. 재갈매기가 물어 던지기를 여러 차례. 새끼가 무려 5시간 만에 둥지로 올라왔다. 며칠 후 한국물새네트워크 소속 연구원들이 가락지 작업을 위해 섬에 들어갔다. 무작위로 가락지를 채웠는데, 이 새 다리에는 K94가 채워졌다. 그 뒤 `구사일생’으로 불렸다.

전 세계에 3356마리만(2016년 1월 저어새 동시센서스) 남아있는 저어새 중 1천여 쌍이 우리나라 서남해안 갯벌 주변 섬에서 번식한다. 한국물새네트워크가 매년 50여 개체에 가락지 작업을 하고 있다. 한반도 주변서 태어나는 개체의 2% 정도다. 우리나라는 K, 일본은 J, 대만은 T, 홍콩은 A, 러시아는 R를 사용한다. 각 알파벳당 100개씩인데 우리는 숫자가 많아져서 K, E, S, H, V 순서로 알파벳을 추가했다. H와 V는 야외에서 식별이 쉬운 문자라고 한다.

김진수 <한겨레21> 기자 jsk@hani.co.kr

저어새는 부리가 넓적하다. 얕은 물을 부리로 휘휘 저어 ‘저어새’다. 영어로는 ‘spoonbill’이다.
저어새는 부리가 넓적하다. 얕은 물을 부리로 휘휘 저어 ‘저어새’다. 영어로는 ‘spoonbill’이다.

저어새 H25(오른쪽).
저어새 H25(오른쪽).

착지하고 있는 저어새 H70.
착지하고 있는 저어새 H70.

저어새 H66(왼쪽).
저어새 H66(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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