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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도요·물떼새 구별법을 알려주마

등록 2017-10-27 11:09수정 2017-10-27 11:27

[애니멀피플] 김진수의 진버드
위장텐트서 숨죽이며 만든 ‘도요·물떼새 백과사전’
가을 옷 갈아입은 도요·물떼새로 갯벌이 분주하다.

올해도 장관을 놓칠 순 없어 600㎜ 망원렌즈, 삼각대와 위장텐트를 챙겼다. 가을이면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을 마친 새들이 남하한다. 겨울 나러 가는 긴 여정에 서해 갯벌은 중간 휴게소다. 동남아시아나 더 멀리 오스트레일리아까지 날아가야 한다. 생존을 걸고 날아온 새들은 지친 날개를 쉰다. 충분히 먹어 에너지도 충전한다.

‘우쩍~’ 소리와 함께 도요가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큰 무리를 이룬다. 민물도요와 좀도요에 왕눈물떼새까지 합세해 한 덩어리다. 새들의 날갯짓이 활기차다. 빠르게 날다 불규칙적으로 방향을 바꾸고 사람 머리 위로 스치듯 날아오른다. ‘슉~ 슉~’ 하는 굉음이 숨을 죽이게 한다. 갯벌이 장관이다.

내려앉은 새 중 ‘알락꼬리마도요’가 덩치가 가장 크다. 긴 부리가 눈에 띈다. 제일 먼저 카메라 뷰파인더에 들어왔다. 아래로 굽은 부리는 머리 길이의 세 배다. 갯벌서 구멍으로 도망친 게도 쏙쏙 집어낸다. 주식인 칠게가 구멍을 일직선으로 파지 않는데, 굽은 부리와 머리를 이용해 구멍을 헤집는단다. 알락꼬리마도요는 게 사냥의 명수다.

부리가 좀 짧아 보이는 종도 있다. 알락꼬리마도요나 마도요 보단 확실히 짧다. 머리 길이의 두 배 정도. 머리 꼭대기 양쪽에 짙은 두 개의 갈색 줄이 선명하다. ‘중부리도요’다.

물이 밀려들자 새가 가까이 다가온다. 발에 지느러미가 없는 도요·물떼새는 헤엄을 치지 못한다. 먹이를 찾아 헤매다 위장 천막 바로 앞까지 온다. 렌즈에 피사체가 꽉 차 넘친다. 흰색 눈썹 선과 몸 윗면 백색점이 선명한 ‘알락도요’다. 통과철새로 주변 논에서도 자주 보던 녀석이다.

무리 중 ‘붉은발도요’도 한 마리 보인다. 붉은색이 뚜렷해 바로 눈에 띈다. 덩치와 다리 색이 비슷한 학도요는 아래 부리 밑 부분(기부)만 붉다. 부리 밑 부분이 전부 붉은 붉은발도요는 야외에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튜‘ ‘티유’ 하고 큰 소리 내며 날아 금방 눈에 띄는 종도 있다. ‘청다리도요’다. 서너 마리가 한 무리다. 가끔 물속에 넣은 부리를 벌린 채 달리기도 한다. 마치 물고기를 잡는 것처럼.

‘개꿩’은 모양과 깃털이 영 다르다. 도요와 섞여 있지만 움직임이 약간 둔해 보인다. 차오른 물을 피해 간신히 갯돌로 올랐다. 물이 더 차면 피신할 곳을 찾는지 두리번거린다. 가슴 옆 부분의 흰점이 비교적 넓고 날 때는 겨드랑이 위 검은 반점이 명확하다.

기다란 오렌지색 부리와 다리에 검은 턱시도를 입은 자태는 ‘검은머리물떼새’다. 이 새야말로 갯벌의 신사다.

덩치 작은 ‘좀도요’는 참새 만하다. ‘칫’ ‘치리리’ 약간 거칠게 운다. 작지만 개펄서 빠르게 움직인다. 작은 부리로 갯벌을 한 땀 한 땀 찌르는가 보다.

왕눈물떼새, 개꿩, 알락꼬리마도요, 민물도요가 한데 앉아 있다. 먹이를 충분히 먹은 새들은 쉬면서 깃을 다듬는다. 덩치가 다르고 깃도 구분된다. 길이가 다른 부리에 모양도 여럿이다. 부리에 맞게 찾는 먹이와 사냥 방법도 제각각일 것이다. 생존을 위해 치열한 먹이 사냥 경쟁을 벌이지만 각각 좋아하는 먹이는 따로 있나 보다. 갯벌이 평화롭다. (위 사진 앞줄 왼쪽부터 민물도요 두 마리, 개꿩, 왕눈물떼새, 개꿩 두 마리가 차례로 있고, 뒷줄에는 알락꼬리마도요가 있다)

전 세계에 80여종이 넘는 도요새과는 소형에서 중형의 새다. 다리와 부리가 긴 편이다. 부리 길이와 모양은 다양하다. 대부분 북반구 북부지방에서 번식하고 장거리를 이동해 남반구에서 겨울을 난다. 마도요 종류와 좀도요, 알락도요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물떼새는 눈이 크고 부리가 짧다. 다리가 길어 걷거나 뛰어 먹이를 잡는다. 왕눈물떼새, 개꿩, 검은머리물떼새가 물떼새과다.

사진·글 김진수 한겨레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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