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의 충격적인 사육실태를 고발한 북극곰 ‘통키’가 숨졌다. 통키는 다음달 영국 야생공원으로 떠나 여생을 보내기로 돼 있었다.
에버랜드는 북극곰 통키(24)가 17일 오후 6시께 숨졌다고 18일 밝혔다. 실내방사장에 숨져있는 것을 사육사가 발견했다. 에버랜드 쪽은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대 수의대 병리학 전문가에게 의뢰해 18일 새벽까지 부검을 한 결과 ‘노령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을 밝혔다“고 알렸다. 보다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고자 조직병리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통키는 1995년 경상남도 마산에서 태어나 1997년부터 에버랜드에서 살았다. 북극곰 수명이 약 25년인 것을 감안할 때 노령이었다. 국내에 남은 유일한 북극곰으로, 다음달 사육환경이 좋은 영국 요크셔동물원으로 떠나 여생을 보내기로 약속돼있었다.
통키는 동물원의 반동물적인 사육실태를 알린 북극곰으로도 유명했다. 지난해 7월 동물권단체 ‘케어’가 통키의 사육장을 촬영한 영상이 공개되자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다. 한 여름에 물이 없는 시멘트 바닥에 코를 대고 비틀거리며 걷던 통키의 영상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당시 에버랜드 쪽은 “물을 빼는 과정에서 촬영을 했고, 동물학대는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북극곰은 코끼리, 돌고래, 유인원과 함께 대표적인 동물원 부적합종으로 꼽힌다.
에버랜드 쪽은 “통키가 17일 당일까지도 잘 생활했다“며 “하늘나라에서도 (통키가) 행복하길 기원하며 21일까지 5일간을 추모기간으로 지정해 북극곰사 주변에서 추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버랜드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통키의 부고 소식이 실려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 에버랜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