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처럼 찬 겨울 바다지만 바다비오리는 자맥질하며 먹이를 찾는다.
바다비오리는 동해안 전역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다. 강원도 아야진에서 바다비오리를 만났다. 시리도록 푸른 바다 위에서 온종일 거센 파도와 맞서면서 작은 물고기를 사냥한다.
바다비오리는 파도가 심한 곳에 수생 생물들이 풍부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 암컷과 수컷이 항상 동행하고 어린 새끼가 따라다니기도 한다.
끝이 구부러진 뾰족한 부리와 앞을 향한 눈이 바다비오리가 물고기를 전문으로 잡는 사냥꾼임을 보여준다. 갈매기들이 사냥 중인 바다비오리 근처를 기웃거린다. 힘 안 들이고 바다비오리의 사냥감을 뺏을 참이다. 그러나 작은 바다비오리지만 쉽게 사냥감을 뺏기지 않는다.
큰재갈매기가 바다비오리의 사냥감을 가로챌 기회를 노린다.
제 영역에 도요새가 들어오자 바다비오리가 과시 행동을 하고 있다.
갈매기가 달려들면 재빨리 물속으로 잠수해 버린다. 갈매기는 바다비오리에게 성가신 존재다. 주변에서 갈매기가 집적대면 목을 쭉 빼 하늘로 치켜세운다. 이런 행동은 영역의 침범을 경고하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행동이다.
바다비오리는 혼자 사냥하지 않는다. 암수가 둘이 다니거나 작은 무리를 이룬다. 여럿이 물고기를 몰아야 손쉽게 잡을 수 있다. 잠수하여 사냥하는 흰죽지, 흰줄박이오리, 흰뺨오리 등도 무리 지어 사냥한다. 협동해야 물고기를 쉽게 잡을 수 있다는 노하우가 잠수 오리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깃털의 방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기름을 바르며 손질한다. 부리에는 물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자잘한 톱니가 빼곡히 나 있다.
주로 작은 물고기를 먹지만, 수생 곤충, 갑각류, 수초나 개구리도 먹는다. 붉은 부리 옆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어 미끄러운 물고기라도 한번 물면 빠져나가지 못한다.
바다비오리 수컷은 검은 머리가 녹색 광택을 띠며 머리 뒤 댕기 깃이 여러 갈래로 나 있다. 하얀 목테와 가슴엔 갈색 바탕에 검은 반점이 있다. 등은 검은색, 몸 옆면은 흰색이다. 암컷의 머리는 갈색이며 댕기 깃이 수컷보다 짧다. 몸은 회색이다. 몸길이는 50~60㎝이다. 7∼10개의 알을 낳고 포란 기간은 28∼32일이다.
비오리 수컷. 파도를 타는 것 같은 모습이다.
바다비오리는 아이슬란드, 스칸디나비아 반도, 시베리아, 알래스카, 그린란드 등에서 번식한다. 유럽의 대서양·지중해 연안, 한국 동해안, 중국 동부, 일본 연안, 북아메리카 대륙 연안 등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에는 10월 중순께 도래하여 4월 중순까지 겨울을 보낸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