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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황실 꾸린 진천군…“할랄음식·기호품 등 준비”

등록 2021-08-26 17:13수정 2021-08-28 02:31

진천군·국가인재원·충북경찰, 차분한 맞이준비
지역단체 “환영” 속 일부주민들은 불만 표시도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26일 아프간 협력자들이 임시 체류할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 건 펼침막.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진천군 지부 제공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26일 아프간 협력자들이 임시 체류할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 건 펼침막.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진천군 지부 제공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의 활동을 도운 현지인 직원과 가족을 수용하기로 한 충북 진천군은 종합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26일 진천군은 △종합상황반 △소통대응반 △현장대응반 △대외협력반 등으로 구성된 아프간협력자 종합대응상황실을 꾸렸다. 아프간인 378명이 6주~8주 동안 체류할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국가인재원), 법무부 등과 소통채널도 마련했다. 최용우 진천군 행정지원과 주무관은 “아프간 협력자들 요구·상황에 따라 바로 지원할 수 있게 대응반을 꾸렸다. 할랄식품 등 이들 입맛에 맞는 음식과 기호품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군은 25일 주민들과 간담회에서 약속한대로 관련 물품을 최대한 관내에서 구매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김두환 진천 부군수는 “아프간 협력자들이 안전하게 체류하고,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게 하는 데 행정력을 모을 계획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진천군 안에서 구매할 수 있는 물품 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경찰청은 국가인재원 주변에 병력을 배치하고, 24시간 거점근무·순찰 등을 병행할 참이다. 안희종 충북경찰청 경비경호계장은 “규모를 밝힐 순 없지만 충분한 병력을 배치하고 철저하게 경비할 계획이다. 안전과 주민불안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인재원도 차분하게 손님맞이 준비에 나섰다. 국가인재원 관계자는 “정부대책반에서 이들의 생활을 관리하기 때문에 별도로 준비하는 것은 없고, 이들과 마주칠 우려 등에 대비해 동선 정도 조정했다. 이들은 방안에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식당 등을 이용하지 않아 겹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교육을 하기 때문에 현재 교육생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인도적·대승적 차원에서 아프간인들의 체류를 수용한 주민들은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유재윤 진천군 이장단연합회장은 “아프간 협력자들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불안해하는 주민이 상당수 있다. 일단 이들의 안전한 입소와 생활 등을 일주일 정도 지켜본 뒤 이들과 관리 인력 등에 건넬 성금·물품 등을 건네는 방안을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진천 주민 등은 지난 2월 코로나19 감염증을 피해 입국한 중국 우한 주민에게도 성금·물품을 지원한 바 있다.

진천군민 일동이 26일 아프간 협력자들이 임시 체류할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 건 펼침막. 진천군 제공
진천군민 일동이 26일 아프간 협력자들이 임시 체류할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 건 펼침막. 진천군 제공
아프간인들의 임시 체류를 두고 주민 사이에선 미묘한 기류도 감지된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국가인재원 주변 등에 ‘아프가니스탄 시민 여러분 한국 입국을 환영합니다’, ‘성숙한 인권 의식을 보여준 진천군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등 펼침막을 걸었다. 주변엔 ‘편하게 지내다 가세요’(진천군민 일동) 등 펼침막 10여장도 걸렸다.

하지만 이날 낮부터 덕사읍 행정복지센터엔 이들 펼침막을 철거하라는 전화도 여럿 왔다. 덕산읍 행정복지센터 한 직원은 “민원 전화가 폭주해 불법 게시된 현수막은 철거했다. 합법 공간으로 옮기든지, 다시 걸지 논의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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