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넘전 이 한장] 어둠속 분주한 손길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뻘배에 몸을 의지한 채 꼬막을 채취하는 아낙들의 손발 놀림이 쉴 새 없이 바쁘다. 프랑스 출신의 사진가 장 고미는 전남 보성의 한 뻘밭에서 어부의 시선으로 셔터를 눌렀다. 수시로 어부들과 함께 바다로 나가 고기잡이에 몰두하며 사진을 찍기 때문에 스스로 어부 겸 사진가로 칭하는 장 고미는 한국에서도 바다와 바닷가 사람들을 테마로 작업했다.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을 싫어해 늘 혼자서 조용히 작업하는 것을 즐기는 그의 바다사진은 관광객들이 바라보는 바다와 전혀 다른 광경으로 관객에게 다가온다. 그가 보여주는 바다엔 어부의 근심이 늘 배어있는 것이다. 잡아내야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는 점에서 사진과 고기잡이가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그는 “사진가는 시간을 수집하는 사람”이라고 설파했다.
곽윤섭 기자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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