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넘 이 한장] 아버지의 눈물
미얀마에서 태어난 영국인 크리스 스틸 퍼킨스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는 사진과 경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기꺼이 경험 쪽을 택하겠다고 한다. 사진은 케이크 위의 얼음과 같아 곧 녹아 없어진다 하더라도 사진이 열어준 기가 막힌 기회들과 더불어 멋진 삶을 살아왔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매그넘 사진가들이 찍은 한국의 사진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 또는 잘 보려고 들지 않는 것이 많아 낯설게 느끼는 경우도 있고 거부감이 든다는 반응도 나왔다. 외국인 사진가들이 한국을 보는 한계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시선을 확장해줬다는 점에서 장점으로도 작용한다. 한국에서 그는 군, 경찰, 소방서 등 기관들을 주로 담당했다. 퍼킨스는 아들을 논산훈련소에 들여보내고 돌아서서 눈물을 훔치는 아버지의 모습이 가장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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