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소셜 큐레이터’ 하워드 챈
봉제공장 등 밀집 빈촌 샴슈이포
재개발 갈등 커지자 활동가들 집결
늙은 장인들과 현대적 작품 전시회
봉제공장 등 밀집 빈촌 샴슈이포
재개발 갈등 커지자 활동가들 집결
늙은 장인들과 현대적 작품 전시회
“홍콩의 전통기술, 장인정신 같은 것들이 무시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장인의 기술은 박물관에 처박을 것이 아니라 보존해 활용해야 합니다.”
자신을 ‘소셜 큐레이터’라고 소개하는 하워드 챈(사진)은 홍콩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 드는 샴슈이포의 문화적 가치를 강조했다. 샴슈이포엔 오래된 봉제공장, 의류도매상가, 중고제품 상가 등이 밀집해 있다.
홍콩 정부가 2001년 이 지역을 재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시작됐고, 주민들을 도우려는 청년 활동가들이 모여들었다. 챈도 2002년 공공예술집단 ‘공동체 박물관 프로젝트’(CMP·Community Museum Project)를 꾸려 이곳을 찾았다.
챈은 나무수레를 만들거나 단순 봉제일을 하던 늙고 가난한 기능공들을 ‘선구적 디자이너’라고 불렀다. 챈과 친구들은 샴슈이포 장인들의 기술을 분류해 책을 만들고 전시회를 열었다. 젊은 산업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들이 장인들과 함께 작업하도록 했고, 이들은 완전히 새롭고 현대적인 제품을 만들어냈다.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나무수레는 이동식 탁자로 바뀌었고, 양철을 접어 만든 물품보관함은 파노라마 카메라로 변신했다. 어떤 유형의 박물관이 아니라, 지역 장인들이 지닌 손재주나 공간 활용 노하우 같은 무형의 자산에 주목한 결과였다. 지난 8월30일 홍콩에서 만난 챈은 “장인들은 대부분 교육받지 못했고 자긍심도 약했지만, 젊은이들과의 공동작업 뒤엔 점차 마음을 열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작업을 그는 ‘소셜 큐레이팅’이라고 부른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른 영역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에게서 숨어 있는 가능성을 찾아 또다른 대안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가리킨다. 챈과 동료들은 이밖에도 공동체 문화와 관련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0년 3회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희망제작소의 소셜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활동한 인연이 있다.
홍콩/글·사진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프랑스 빈민가 덮친 ‘잔혹살인’…청년갱단 배후엔 청년실업
■ ‘경쟁관계’ 김한길-박선숙 묘한 커피 한잔
■ 빌보드 1위 못했지만…싸이 ‘갈 데까지 가보자~’
■ [성한용 칼럼] 단일화만 하면 이긴다는 착각
■ 구미 가스누출 피해 확산…소방관 200명 병원행
■ 1조각에 557㎎…소금덩어리 치킨 1위는?
■ 애니팡에 빠진 의원님은 누구일까요?
하워드 챈
이동식 테이블로 바뀐 나무수레.
■ 프랑스 빈민가 덮친 ‘잔혹살인’…청년갱단 배후엔 청년실업
■ ‘경쟁관계’ 김한길-박선숙 묘한 커피 한잔
■ 빌보드 1위 못했지만…싸이 ‘갈 데까지 가보자~’
■ [성한용 칼럼] 단일화만 하면 이긴다는 착각
■ 구미 가스누출 피해 확산…소방관 200명 병원행
■ 1조각에 557㎎…소금덩어리 치킨 1위는?
■ 애니팡에 빠진 의원님은 누구일까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