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르 모아자미 이드로(이란산업개발재건기구·IDRO) 회장 겸 이란 산업광물통상부 차관
“한국 회사를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만수르 모아자미(사진) 이드로(이란산업개발재건기구·IDRO) 회장 겸 이란 산업광물통상부 차관은 “한국 기업이 이란을 수출·무역 시장으로만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해운업계의 불황으로 어려움에 빠진 부산의 중소업체를 돕기 위해 시장개척단을 이끌고 이란을 방문한 서병수 부산시장을 지난 1일 이란 테헤란 이드로 본사에서 만난 자리에서다. 그는 이란 정부의 투자와 무역 분야를 관리하는 실세이자 이란 국영기업 최고 관리자다.
이날 만수르 모아자미 회장은 “한국이 유엔의 경제제재 기간에도 이란과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이 앞으로의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도 “합작투자가 아니면 이란의 파트너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란에 장기간 큰 시장이 열릴 것이기 때문에 외국 기업들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지만 기회가 항상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이 빨리 움직였으면 좋겠다”며 발빠른 투자를 재촉했다.
만수르 모아자미 이드로(이란산업개발재건기구·IDRO) 회장 겸 이란 산업광물통상부 차관(왼쪽)이 서병수 부산시장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다.
만수르 모아자미 회장의 이런 발언에 비춰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했을 때 ‘우리 기업과 이란 정부가 42조원 규모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정부가 발표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려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국내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고 이란에 제품만 팔려고 하면 양해각서가 휴지 조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테헤란에 오기 전에 이란 최대 무역항 도시인 반다르아바스를 둘러봤다. 반다르아바스 항구가 선진화하려면 배후단지 조성 등 기반 시설을 구축해야 하고 합작투자를 위해선 두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그는 “내가 이란 정부 대표다. 이란 정부에 필요한 조처를 요청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드로는 국영기업의 비중이 70%를 차지하는 이란 경제를 고려해 1967년 설립됐다. 자동차·에너지·금융·철도·무역 등 이란의 핵심 산업 분야의 117개 국영기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만수르 모아자미 회장은 석유부 차관에 이어 지난 3월 산업광물통상부 차관이 됐다.
테헤란/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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