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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고, 교장실에 교사 불러 ‘국정’ 찬성서명 강요 파문

등록 2017-02-19 17:56수정 2017-02-20 11:32

교사 “교장이 따로 불러 서명받아” 밝혀
교육청 제출 연구학교 운영계획서
오상고와 거의 비슷해 표절 논란도
학생들, 다음 아고라에서 서명운동 시작
학부모들, 21일부터 대규모 집회 계획
지난 17일 밤 경북 경산 문명고 1층 교장실 앞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신청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지난 17일 밤 경북 경산 문명고 1층 교장실 앞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신청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전국 5249개 중·고교 중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경산 문명고의 교장이 일부 교사들을 따로 교장실에 불러 찬성 서명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명고는 또 교육청에 낸 연구학교 운영계획서 표절 의심까지 받고 있지만, 경북도교육청은 진상 조사도 없이 문명고를 연구학교로 지정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문명고의 한 교사는 1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처음 교장 선생님은 교무실 탁자에 연구학교 신청 찬성 서명지를 뒀지만 교사들이 별로 서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교장 선생님은 교사들을 따로 교장실에 불러 찬성 서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명고 전체 교사 37명 가운데 10명은 교장에게 연구학교 신청 반대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문명고는 연구학교 응모 신청서에 ‘연구학교 수행을 위한 18학급의 적절한 규모와 교사들의 열정이 강함’, ‘교원들의 동의율 73%’라고 적어 지난 15일 도교육청에 제출했다.

문명고가 도교육청에 낸 연구학교 신청서가 신청서를 냈다 철회한 경북 구미 오상고의 것과 매우 흡사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겨레>가 이날 두 학교의 9쪽 짜리 운영계획서를 비교해 본 결과, 앞부분에 나오는 “지난 10여년간 검정 역사교과서의 편향성 논란과 이념 논쟁으로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대립을 거듭하였고, 이로 인해 학교 현장과 학생들은 혼란을 겪어 왔습니다”는 표현은 단 한자도 다르지 않았다. 한 학교가 다른 학교 것을 베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김태동 교장은 19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나와 교감 선생님이 (교사들을 불러) 연구학교 신청 동의를 받기는 했지만 몇명 뿐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또 “아직은 (연구학교 신청) 철회 의사가 없다”며 “23∼24일 국회에서 법안(국정 역사교과서 금지법)이 통과되는지 여부를 보고 (철회를)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19일 오후 5시 다음 아고라 청원게시판에서 문명고 학생들이 시작한 국정 역사교과서 지정 철회 요구 서명운동에 4145명이 참여했다.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 갈무리
19일 오후 5시 다음 아고라 청원게시판에서 문명고 학생들이 시작한 국정 역사교과서 지정 철회 요구 서명운동에 4145명이 참여했다.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 갈무리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문명고 학부모들은 지난 17일 밤 9시까지 학교에 남아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한 데 이어, 18일에는 학교 근처에서 1인 시위를 했다. 학부모들은 20일 아침 8시부터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학생들은 18일 누리꾼 토론광장인 포털 다음 아고라 청원게시판에서 ‘문명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1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19일 오후 5시 현재 누리꾼 4145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문명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20일 아침 9시30분 학교 운동장에 모여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학부모들은 21일부터 학교 주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도 내놨다. 문명고 쪽은 19일 오후 5시 학부모들에게 ‘20일~21일은 자율학습 운영을 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내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더 키웠다.

경산 /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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