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23일 충북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복합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영정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천이 슬픔에 잠겼다.
23일 오전 9시 충북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엔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다. 분향소엔 25명의 영정이 놓였다. 유족이 꺼려 희생자 4명의 영정은 두지 않았다. 영정엔 평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았다. 웃는 모습이 더 슬프게 했다. 사진으로 남은 친구·이웃·동료 등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시민이 줄을 이었다. 지난 22일 유족을 찾아 위로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 애도했다.
이날 오전 분향을 한 이후삼씨는 “제천은 좁다. 한 다리만 건너면 알음알음 거의 아는 사이다. 한꺼번에 60여명의 사상자가 났다. 조문·위문·분향으로 제천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되면서 제천시청, 제천시민회관 등의 임시 분향소는 폐지했다.
분향소 안엔 희생자 29명의 유족을 위로할 수 있는 조문 텐트 29개도 설치됐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은 유족의 손을 잡고 슬픔을 달랬다. 오전 9시께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 등 도의원 10여명이 조문했다. 이어 이근규 제천시장과 제천시 직원들이 조문했다. 이 시장은 “더 안전한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쓰고 눈물을 흘렸다. 11시께 이시종 충북지사와 충북도청 직원 등도 조문을 했다.
이시종 충북지사(왼쪽) 등 충북도청 직원들이 23일 오전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있다. 충북도청 제공
이날 아침 7시 30분 장아무개(64)씨의 발인제가 치러졌다. 희생자 29명 가운데 첫 장례식이었다. 장씨는 지난 21일 남편 김아무개 씨와 이곳을 찾았다가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가족·친지·이웃 등 50여명이 참석했으며, 남편 김아무개씨가 관을 잡고 울음을 터뜨려 모두를 눈물짓게 했다.
희생자들은 24일 20명, 25일 4명, 26일 4명 등 차례로 장례를 치를 참이다.
박인용 제천부시장은 이날 오전 10시에 연 브리핑에서 “유가족 협조로 장례 문제가 원만하게 협의가 이뤄져 장례 일정을 확정했다. 피해 상황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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